[2025 국감] 인천공항 T1 리모델링 2.8조 뻥튀기·조종사 음주 무방비 논란…국토교통위, ‘안전·재정’ 총체적 난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27 19:39

“한국공항공사 존립 위기” 통합론 재점화
도마에 오른 MRO·SAF 정책 실패…여야 질타
유명인 공항 혼란·불법 렌터카 TF 구성 지시도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사진=국회 인터넷 의사 중계 시스템 캡처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사진=국회 인터넷 의사 중계 시스템 캡처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속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는 '총체적 부실'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타로 채워졌다. 오전의 정치적 공방에서 나아가 오후 질의는 1조 원대 사업비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인천공항 T1 리모델링 사업 의혹, 한국공항공사(KAC)의 존립 위기와 항공 정비(MRO) 및 지속가능항공유(SAF) 정책 실패, 조종사 음주 적발 실태, 공항 안전·보안 사고 급증 등 재정, 정책, 안전 전반의 문제를 샅샅이 훑었다.




1조가 2.8조로…'뻥튀기' 사업비와 KAC '존립 위기'

오후 국토교통위 국감의 최대 뇌관은 인천공항 제1여객 터미널(T1) 리모델링 사업비 '뻥튀기' 의혹이었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검토 당시 1조195억 원이던 총 사업비가 불과 2년 만에 2조8466억 원으로 2.8배 늘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누락됐던 공사비(5502억)와 추가 공사비(8350억)가 기본 계획에 없다가 갑자기 늘어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보통신 503%, 소방 전기 354% 상승은 말이 안 된다"고 가세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업체 '희림'이 설계사로 선정된 직후 사업비가 급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실상 희림을 정해놓고 한 것"이라는 시중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절차에 따라 30% 이상 증액 시 KDI 적정성 재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공항공사(KAC)의 재무 위기도 도마에 올랐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존립의 위기'에 처했다"며 “부채가 5년 만에 4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었고, 지방 공항 운영으로 적자는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비핵심 자산 매각과 '인천공항과의 통합'을 근본 대책으로 제시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위기는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서도 확인됐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14개 지방 공항이 초토화됐다"며 “6개 공항이 활주로 이용률 1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21억원을 들인 '온라인 면세점'이 연간 목표 38억9000만원 대비 0.57%에 그쳤다며 “단순 중개 방식의 실패"라고 질타했다.


조종사 음주·드론 침투·여권 도용…'안전 불감증' 질타

공항의 안전·보안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이건태 의원은 “항공 종사자 업무 전 음주 적발이 110건으로 급증했지만 중징계는 35%에 불과하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촉구했다. 특히 “국토부의 1600여 회 단속에서 적발이 0건"이라며 '봐주기' 또는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박용갑 의원은 김해공항에서 자매가 언니 여권으로 항공사·보안·법무부 3단계 심사를 모두 통과한 사건을 지적하며 “쌍둥이는 어떡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공항 내부의 위험 요소도 드러났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 분진이 발생하고, 무정전 전원 장치(UPS) 배터리가 부풀고 녹아내려 화재가 발생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개당 3만 원짜리 배터리 300여 개를 교체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기술 대응도 낙제점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뮌헨 공항 마비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공항공사 공항 27%만 드론 탐지 시스템이 있고, 그마저도 일부 장비만 갖췄다"고 지적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조류 충돌 방지 구역이 법령(8km)과 기준(13km)이 충돌하는 점 , 심지어 공항 인근 개발 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새를 유인하는 모순된 정책을 질타했다.


MRO·SAF '뒷걸음질'…공항은 '북새통'

미래 항공 산업 정책은 '실패'로 규정됐다.


권영진·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MRO 국내 정비율 70% 목표가 실패하고 오히려 후퇴했다"며 “숙련 정비사들이 반도체 업계로 이직해 중간 허리가 비었다"고 지적했다.


박희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속가능항공유(SAF) 국내 사용률이 “0.001%로 처참하다"며 2027년 1%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영국(1500억원) 등과 비교해 “인센티브 예산이 2년에 5억원, 1억 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집행된 적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공항은 포화 상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김해공항이 “821억 원을 들인 새 출국장을 CIQ 인력 부족으로 놀리고 있다"며 국제선 입구가 아수라장이 된 사진을 공개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청주공항 주차장이 5년째 상시 만차인데 제2 주차 빌딩은 4년째 타당성 검토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노동자·이용객 불만 폭발…'유명인 특혜' 논란

공항을 둘러싼 노동자와 이용객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 인근 장봉도의 항공기 소음 녹취를 틀며 “1200가구 중 300가구만 보상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야간 보호 구역' 신설을 촉구했다.


유명인으로 인한 공항 혼란 문제는 여야 공통의 지적 사항이었다.


전영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이돌 '라이즈'의 항공편 정보가 단돈 1천 원에 불법 거래됐다"고 폭로하고, 팬들이 의자와 종이로 '자리 있음'을 표시하며 공항을 점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정준호 의원은 “광고(PPL)를 위한 혼잡"이라며 '혼잡 유발 부담금'을 제안했다.


노동 현안도 집중 거론됐다.


전영규 의원은 “객실 승무원 비행 시간은 1200시간으로 조종사보다 200시간 길다"며 우주 방사선 피폭 위험을 경고했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해서도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에 TF 구성을 촉구했고,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 인건비를 '92% 낙찰률'로 깎고, 인천공항이 '4조 2교대' 근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