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APEC 개막 연설…“한국, 다자주의 주도…AI 이니셔티브 제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29 12:18

“‘수막새’ 기와처럼 잇겠다” 인적·물적·제도적 연결로 APEC 번영 강조
“AI, 지성의 엔진”…정상회의서 ‘APEC AI 이니셔티브’ 공식 제안 예고

APEC CEO 서밋 특별연설 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위기에 맞서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행사에 앞서 특별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화와 화합의 정신으로 번영을 일궈낸 천년 신라의 고도, 이곳 경주에서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다"며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울렀던 신라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연결, 혁신, 번영, 가치와 맞닿아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며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해 민간이 공급망 논의에 적극 참여할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주 전통 기와인 '수막새'를 예로 들며 “처마 끝에서 빗물과 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켜내고 하나의 지붕을 완성한다"며 “연결의 지혜를 담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의 문명을 지켜온 것처럼 인적, 물적 연결이야말로 APEC 성장과 번영을 위한 지붕"이라고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통상장관 회의에서 APEC 연결성 청사진 이행을 마무리했으며, 앞으로 디지털 연결을 통해 인적·물적·제도적 연결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그는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비전이 APEC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첨성대를 거론하며 “여러분이 계신 이 경주에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가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데이터에 기초해 인류의 새로운 통찰과 방향을 제시할 지성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인공지능 전략위원회를 구성해 AI시대 준비에 나섰으며, 인공지능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 발전과 책임있는 AI 이용의 균형을 위한 인공지능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번영은 미래세대를 위한 약속이란 점을 말씀드린다"며 “APEC은 지난 세월 자유무역과 투자자유화 선봉에서 역내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동번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일에 함께 힘써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국가로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청년 인재 육성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 8월 대한민국은 APEC 미래번영기금을 설립하고 100만달러를 기여했다"며 “청년 지식과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인구, 환경 문제 등 핵심과제 연구, 창업지원과 기술훈련 등 5대 중점 분야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라의 화랑제도가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왕국 시대를 열어냈던 것처럼 APEC 미래인재육성 프로그램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를 언급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극복한 K-민주주의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는 K팝 아이돌과 팬들이 강력한 연대로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한다"며 “위기와 불확실성 시대일수록 하나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겨울 5색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대한민국 역사가, 그리고 오늘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바란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브리지·비즈니스·비욘드(Bridge·Business·Beyond)'를 주제로 한 APEC CEO 서밋은 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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