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사망보험금 유동화…“고령화시대에 국민 도울 서비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0.31 10:27

생보 ‘빅5’, 30일 상품 출시…업계 전반으로 확산

이억원 금융위원장, 한화생명 상품 가입 고객 만나

사망보험금 유동화

▲30일 한화생명 태평로 사옥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 가입 과정을 보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생전 소득으로 유동화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의료비 부담을 걱정하는 금융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될 전망으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상품 출시 첫 날 현장을 찾는 등 금융당국 차원의 관심도 포착됐다.


이 위원장은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화생명 태평로 사옥에서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에 가입하는 여성 고객을 만나 가입 경위와 기대하는 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고객은 언론 보도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됐고, 보험설계사(FP)의 안내도 받았다며 “(좋은 상품을 찾아)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사시는게 자녀들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발언했다. 가입고객이 건강에 자신이 없다고 우려를 표한 것에 착안한 셈이다. 해당 상품이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표명했다.


그는 향후 계획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상품을 출시한) 5개사 외에 나머지 회사들도 준비가 되는대로 계속해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금 외에 서비스용으로 확대해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노후 생활을 더 알차고 든든하게 설계할 수 있으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금융이 고령화시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국민들의 삶을 지원해주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약환급금 많이 적립된 계약자, 더 많은 금액 수령

이번 유동화 상품은 정부와 보험업계가 함께 추진한 생명보험 자산의 노후자금화 정책의 첫 결실로, 한화생명 뿐 아니라 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가 우선 선보였다.


5개사가 보유한 서비스 대상 계약과 가입금액은 각각 41만4000건·23조1000억원 규모로, 앞서 고개들에게 문자와 카카오톡 형태로 신청가능 여부가 안내됐다.


만 55세 이상의(계약기간이 10년 이상 경과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가입자는 별도 소득이나 재산 요건 없이 신청할 수 있고, 해약환급금이 많이 적립된 계약자일수록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2001년에 40세 남성이 가입금액이 1억원인 종신보험을 든 뒤 20년간 매월 16만원씩 납입하고 60세 시점에 사망보험금의 90%를 20년 기간으로 유동화를 신청하면 20년간 연평균 240만원씩 수령할 수 있다. 유동화 종료시점에는 보장금액이 사망보험금의 10% 수준인 1000만원으로 조정된다.


유동화 가능한 금액은 주계약 사망보험금의 90% 이내로, 비율과 수령 기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필요시 서비스 중단 또는 조기종료가 가능하며, 유동화 신청으로 고객이 부담하는 추가 비용은 없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2일까지 관련 상품을 보유한 전 생보사의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대상을 약 75만9000건·35조4000억원으로 늘리기 위함이다.


시행 초기에는 대면 고객센터와 영업점에서만 신청을 받는다. 55세 이상 전용 제도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보험사는 유동화 신청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비자가 선택한 유동화 비율 및 기간에 따른 지급금액 비교결과표를 제공한다.


이억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0일 한화생명 태평로사옥에서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모습.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 위원장은 한화생명 임직원들에게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주문한 뒤 직접 종신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한화생명이 최근 출시한 '하나로H종신보험(무)'의 경우 사망 보장은 강화하면서, 동시에 은퇴 이후 안정적인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금전환'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일정 조건 충족시 가입자가 원하는 시점에 사망보험금을 연금으로 바꿀 수 있다.


전환 시점의 사망보험금은 최초 가입금액의 3배 이상이며, 이후 수령하는 연금과 사망보험금 합계액은 해당 금액을 보증한다. 암·뇌졸중·심장질환 등 12대 질병 보험료 납입면제 특약을 함께 제공한다.


이 위원장은 “좋은 제도가 있어도 (금융소비자들이) 알기가 쉽지 않다"며 적극적인 홍보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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