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현號 메리츠화재, ‘언더독’ 평가 뒤집고 손보 1위 꿈 이룰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06 15:19

14일 오후 3분기 실적 발표
전속설계사 ‘4만 대군’ 육박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손해보험사들의 올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중현 사장 취임 2주년을 앞둔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 1위 수성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가에서 하반기에 삼성화재가 앞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사상 첫 연간 기준 1위 등극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오는 14일 오후 4시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그룹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삼성화재의 실적은 전날 공개되며, '3강'의 일원인 DB손해보험의 성적표는 실적발표 기간 막판에 나올 전망이다.


메리츠화재는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1위를 차지한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으로, 영업조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교차모집 설계사는 7000명대 중후반을 오가고 있으나, 전속설계사가 6월말 기준 3만8000명을 돌파했다. 이는 2년 만에 1만5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손보업계에서 3만명 이상의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기업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3분기 민원(1309건)이 전년 동기 대비 9.8% 축소되는 등 금융소비자들과의 갈등도 잦아드는 추세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이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당부하고, 장기보험 보상시스템을 개편하면서 고객 만족도 향상에 힘쓴 결과다. 자체민원과 대외민원 모두 축소됐고, 보험모집을 제외한 나머지 유형(유지관리·보상·기타)이 일제히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車보험 적자 구간 진입 따른 반사이익 전망

메리츠화재는 이를 토대로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는 중으로,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최근 발행한 10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에 힘입어 240%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권고하는 수준을 100%포인트(p) 이상 웃도는 수치다.


'본업' 실적의 경우 경쟁사 보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악재가 주는 충격이 적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상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상반기 기준 5.6%)이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화재도 3분기 차보험에서 적자가 나겠으나, 다른 대형 손보사들과 비교하면 400억원 이상 손실 폭이 적을 것으로 추정했다.


4분기 차보험 손해율이 '블랙아이스'를 비롯한 이유로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손해보험 성과에 따라 보험손익 순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말 무배당 민사소송출석비용(상고심제외) 보장 특별약관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는 등 장기손해보험 중심의 신상품 개발을 지속하는 것도 이같은 상황과 관련이 있다.


투자손익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트렌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운용자산이익률(상반기 기준 4.32%)의 메리츠화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 투자수익이 4위였지만, 비용관리에서 강점을 보인 덕분에 투자손익 순위는 그 보다 높았다.



설계사 절반 이상, 1년 만에 사표 제출

그러나 1위 도약을 위해서는 낮은 설계사 정착률 등의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3회차 기준 정착률은 47.48%로 최근 몇년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으나,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을 포함한 '빅5' 중 50%를 밑도는 곳은 메리츠화재 뿐이다.


실제로 설계사를 포함한 대면모집으로 수취한 보험료가 2023년 상반기 2조6258억원, 지난해 상반기 2조1722억원, 올 상반기 1조7931억원으로 감소했다.


텔레마케팅 등 다른 채널의 보험료 수입이 커지는 것과 대조를 이룰 뿐 아니라 경쟁사들의 대면모집 보험료 수입이 높아지는 추세와도 맞지 않았다. 13·25회차 계약유지율이 각각 84.02%, 64.19%로 대형 손보사 중 낮은 편에 속했던 탓으로 볼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 제공 등 메리츠 특유의 공격적 기업문화가 '동전의 양면'을 만든 셈이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으면 유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장기손해보험 의존도가 높은 것도 언급된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의료비 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3분기 예실차 감소폭이 다른 기업 보다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논리다.


메리츠화재는 마진이 적절하게 확보된다면 매출량을 극한까지 늘리는 '가치 총량 극대화' 원칙을 유지하는 중으로, 새로운 수요·고객 발굴 등 수익성 있는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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