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美 판매 호조에 ‘어닝 서프라이즈’
SK바사, 자회사 IDT 선전에 매출 성장…‘본업’ 독감백신은 부진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사진=SK바이오팜
SK그룹 '바이오 형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3분기 나란히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 각각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와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의 활약을 통해 이룬 성과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3분기 IDT의 호조에 따른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영업 적자폭을 축소하는데 그치며 적자를 지속했다. 본업인 백신 사업의 실적 개선이 턴어라운드의 최대 관건이라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바이오 계열사 SK바이오팜은 올 3분기 매출 1917억원과 영업이익 70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40.4%·262.4% 증가한 수치로 3분기 외형과 내실의 동반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 464억원을 50% 이상 상회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이러한 3분기 고성장세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 호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엑스코프리 처방 수 증가 폭이 커지는 가속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마케팅 강화의 성과로 지난 분기부터 신규 처방 환자 수(NBRx)가 한 단계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3분기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1.9% 신장한 1722억원을 기록해 SK바이오팜 매출(1917억원)의 89.8% 비중을 차지했다. 3분기 SK바이오팜 판관비는 1141억원으로 같은 기간 13.3% 커졌다.
판관비 확대에도 불구하고 고마진 품목인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고정비 비중이 커 매출이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해 매출 증가율 이상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현상)가 극대화되면서 영업이익의 동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정희령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마케팅 효과로 처방 실적이 확대됨에 따라 4분기 엑스코프리 매출 성장세도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회사가 제시한 연간 이익 가이던스를 상회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L HOUSE 전경.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IDT 효과'로 실적 개선…모회사 영업가치 상승 '관건'
그룹 내 또다른 주력 바이오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3분기 성장세도 가파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50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14.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396억원에서 194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적자폭을 줄였다.
이는 지난해 인수한 유럽 현지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 실적이 반영된 효과로, IDT는 3분기 유지보수 기간 진입에도 937억원 매출과 5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모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이 같은 IDT 선전에 기반한 3분기 매출 급성장의 이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업 부진이 남아있다.
3분기 별도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은 IDT 효과가 부재했던 전년동기 616억원 대비 7.3% 감소한 57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영업손실은 252억원으로, IDT의 영업이익 58억원이 반영된 연결기준 영업손실 194억원보다 크다. 모회사 본업인 백신사업의 3분기 부진으로 흑자 전환이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3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사업 매출을 살펴보면,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571억원)의 52.5%를 차지한 독감백신 매출(300억원)이 전년동기대비 16.2% 감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백신 3가 전환 권고 영향으로 4가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의 판매 경쟁이 심화했고, 이에 판매가가 하락하며 수익성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기 위해선 모회사 영업가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폐렴구균백신 상업화가 시작될 2028년까지는 적자를 지속할 수 밖에 없지만, IDT 매출 및 이익으로 손실 폭을 줄여갈 것"이라며 “영업가치를 올리거나 폐렴구균백신 가치를 상향해야 주주가치 상승 여력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백신 상업화와 차세대 백신 개발, IDT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위탁개발(CDMO)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체계를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