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2년 만에 6%대…가계대출 길 좁아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16 10:57

금리 급등으로 주담대 6%대 진입
부동산 대출 규제, 은행 문 더욱 좁아져

변동·혼합형 대출·신용대출 금리도 상승
연말까지 금리 오름세·대출 한도 축소 지속

대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가 연 3.93~6.06%로 집계됐다.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2년 만에 다시 6% 선을 밟았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정형 주담대, 두 달 만에 최대 0.5%p↑…6%대 금리 재등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3~6.06%로 집계됐다. 6%대 금리가 시중은행에서 다시 나타난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8월 말(3.46~5.546%)과 비교하면 상·하단 모두 약 0.47~0.5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채 5년물이 같은 기간 2.836%에서 3.399%로 0.563%포인트 뛰어오른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신용대출(1등급·1년 만기)도 예외가 아니다. 3.520~4.990%였던 금리는 최근 3.790~5.250%로 높아졌다.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이 0.338%포인트 오른 것과 궤를 같이한다. 변동형 주담대(신규 코픽스 기준·3.770~5.768%) 역시 금리 상단이 같은 기간 0.26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코픽스가 실제로는 0.01%포인트만 움직였음에도 은행들이 규제 압력과 리스크 관리 부담을 고려해 상승 폭을 더 크게 가져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불투명…'고금리·대출축소' 연말까지 이어질 듯

최근 수개월간 시장 금리가 들썩인 배경에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 연준(Fed)이 얼마나 금리를 내릴지 예측이 엇갈리면서 은행채 등 장단기 금리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외신 인터뷰에서“금리 인하의 폭·시기·전환 여부는 향후 데이터에 달렸다"고 언급한 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대부분 구간에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또는 동결·인상 가능성 신호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집값 변동성,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부담이 더해지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뒤따라 상승하고, 이로 인해 가계대출 한도까지 줄어드는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인해 산정에 쓰이는 금리가 높아질수록 상환능력 평가액이 커지고 차주가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액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17일부터 주담대 주기·혼합형 금리를 은행채 5년물 상승 폭(0.09%포인트)을 반영해 추가로 올린다. 이에 따라 해당 상품 금리는 4.11~5.51% 구간으로 조정된다. 시장금리를 주 단위 또는 일 단위로 반영하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최근의 금리 상승 흐름을 대출 상품에 순차적으로 옮겨 담을 예정이어서 대출 금리 부담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재석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