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 ‘크립토 윈터’급 폭락…“그래도 내년 1월까지 오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22 10:30

비트코인 시세 이달에만 25% 급락

‘크립토 윈터’ 2022년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

오래된 보유자들도 매도 물량 쏟아내

대표 강세론자 톰 리 “20만달러 간다”

FINTECH-CRYPTO/BITCOIN

▲비트코인(사진=로이터/연합)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가 과거 2022년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7.6% 급락한 8만553달러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비트코인은 이날까지 연속 11거래일 연속 저점 갱신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장 연속 하락 기록을 세웠다.


이더리움은 최대 8.9% 하락해 2700달러 아래로 밀렸으며, 기타 알트코인 역시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이로써 글로벌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4월 이후 처음으로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비트코인은 이달에만 25% 급락해 2022년 6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 중이다. 당시 비트코인은 2021년 말 약 5만달러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2022년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기,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거래소 FTX 파산 등이 겹치며 1만 6000달러대까지 폭락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외면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12개 상품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9억3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ETF가 첫 등장했던 2024년 1월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비트코인 시세는 친(親) 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입 확대, 그리고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흐름까지 겹쳐 지난달 6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를 경고하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약 19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충격에서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최고가 대비 30% 넘게 폭락했다.


디파이(DeFi) 전문기업 에르고니아의 크리스 뉴하우스 연구 책임은 “강제 청산과 구조적인 ETF 매도 압력이 겹치면서 시장이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놓였다"며 “가격이 안정될 기회가 생기면 즉각적인 매도 물량이 공급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실제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추가로 20억달러 상당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돼 매도 압력이 더 커졌다.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비트코인 시세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미국 증시는 AI 거품 우려로 전날에도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이날엔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풋'(풋옵션에 빗댄 시장 대응책)이 나오면서 증시가 반등했다.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프라틱 칼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했다"며 “투매 물량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디까지 나올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1년부터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웬 건든' 지갑에서 지난달 13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나왔다. 전날엔 마지막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K33의 베틀레 룬데 리서치 책임은 “오웬 건든의 매도 자체는 전날 ETF 매도세와 비교하면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OG(오래된 보유자)들이 대규모로 매도하고 있다는 올해의 핵심 테마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트래티지(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이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택한 기업들도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의 기업가치 대비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보여주는 mNAV가 현재 1.2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와 기업 가치의 차이가 크게 없다는 의미로, 시장이 스트래티지의 가치를 비트코인과 비슷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트래티지가 MSCI USA와 나스닥100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종 결정은 2026년 1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시퀀스 커뮤니케이션즈, ETHZillia, FG 넥서스 등 일부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들은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재원을 마련하고자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 가상자산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공동 창립자는 비트코인 시세가 내년 1월까지 15만~20만달러 수준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 펀드스트랫의 내부 직원들도 이같은 전망을 재확인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리 창립자는 과거 비트코인이 2500달러 수준에 불과했을 당시 2022년까지 5만5000달러 수준으로 폭등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펀드스스탯의 존 바이 매출 총괄은 “(해당 전망 후) 우리는 헤지펀드 고객 11곳을 잃었다"고 말했다.


리 창립자 역시 “사라들은 비트코인을 사기로 생각했었다"며 “우리의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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