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이영종·구본욱 대표 등 임기 만료
구 대표, 작년 창사이래 최대 순이익 달성
이영종 대표 ‘2+1’ 임기 만료…실적 최대
하나손보·신한EZ손보 실적에 희비 예상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왼쪽),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올 연말부터 주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도래한다. 계열사 대표 인사 전 연임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3분기 실적에서 대부분 보험사들이 하락을 방어한 가운데 수장들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모인다.
◇ 구본욱·이영종 지주 계열 양대 보험사 수장 임기 만료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대표는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다.
지주 계열 보험사 대표의 연임엔 성과와 지주 인사 관행을 고려할 때 성과가 양호했던 동시에 임기 관행상 여지 있는 경우는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성과가 부진했고 전략이 불확실한 구간에 놓인 대표의 경우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1월 선임돼 올해 말 임기 2년을 마치는 구본욱 KB손보 대표는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 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669억원으로 전년 동기 7402억원 대비 3.6% 증가하며 하락 방어에 성공했다. 일반·자동차 등 업계 전반의 손해율 악화로 보험손익 부진은 면하지 못했지만 상반기 투자손익을 크게 늘려 순이익 감소 방어를 이뤄냈다.
KB금융지주는 양종희 회장이 내년 임기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 중요한 해인 만큼 계열사 정비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KB금융이 그동안 2+1년 임기 관례를 유지해 구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구 대표는 양 회장이 지난 2023년 취임 당시 KB손보에 발탁한 첫 내부 출신 CEO이기도 하다. 다만 양 회장의 인사스타일인 '안정 속 쇄신' 기조로 인해 일부 계열사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라이프의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던 이영종 대표도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1년 연임으로 인해 그룹 내 인사 관행인 2+1 임기를 모두 채운 상태로, 교체가 적극 논의되는 시기다.
이 대표는 계열사 대표 인사 직전인 3분기까지 실적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었다. 9월까지 누적 순익은 전년 대비 47% 급증했다.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 최대 실적 기록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신한라이프는 창립 이후 최대 순익을 냈다. 특히 보장성보험 신계약 보험료를 직전 분기 대비 크게 끌어올리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성장시켰다.
모기업인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회장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시장에선 진옥동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지난 18일 진 회장 외 세명을 후보군으로 확정한 가운데 재일교포 영향력이 큰 신한금융 특성상 외부 후보의 깜짝 선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신한금융도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연임을 택할 것이란 예측이 적지 않다.
◇ 남궁원 대표 연임에도 관심…“지주 내 상황이 좌우"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도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 대표는 하나금융 내 재무전문가로 꼽히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 대표는 방카슈랑스 외에 새로운 채널을 넓히며 체질개선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생명 수장은 통상 2년 임기 후 대부분 교체 수순을 밟았던 만큼 남 대표의 연임은 미지수로 보인다.
이외에도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뒀다. 배 대표는 장기 보장성보험으로의 전환에 적극 나서며 그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하나손보의 실적 증대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순손실 규모를 2023년 879억원에서 올 상반기 162억원까지 줄여낸 바 있어 하나금융이 긴 호흡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도록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반면 강 대표는 올 상반기 순손실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적자 규모를 늘렸다. 올해 말 2+1 임기를 모두 채운 시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회사 CEO의 경우 교보생명, 한화생명과 달리 금융지주 내 인사 공식이나 전략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않다"며 “지주 내 계열사간 이동도 고려할 수 있고, 지주 전체의 균형도 중요하기에 복잡한 인사 방식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