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로 가동 시화호조력발전, 영국도 한 수 배우러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30 12:01

환경 논란 극복한 시화호, 친환경 전력 거점으로 재도약
AI로 조율하는 조력, RE100부터 새만금·영국까지 기술 전수

시화호조력발전소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조력발전소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지난 27일 오이도역에서 버스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따라 약 20분가량 달리자 시화호조력발전소에 도착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조제 한가운데, 바다와 호수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시화호조력발전소는 254MW 용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운영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맡고 있다. 수면 위로 길게 뻗은 방조제 아래로 수문 설비가 이어졌고 75m 높이로 아파트 25층 규모에 달하는 전망대도 한눈에 들어왔다.


발전소 내부에서 유리 너머로 보이는 상황실에는 대형 전광판과 수십 대의 모니터가 빼곡히 설치돼 있었다. 화면에는 해수면 수위와 조석 변화, 발전 효율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표시됐고 운영자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동 시점과 정지 타이밍을 정밀하게 조율하고 있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AI로 최적 효율이 나타날 수 있는 발전 시점을 예측하고 있다"며 “과거 데이터를 학습시켜 언제 가동하고 언제 멈출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상황실(왼쪽) 및 설비 내부. 한국수자원공사

▲시화호 조력발전소 상황실(왼쪽) 및 설비 내부의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설비 내부로 들어서자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현장 관계자는 “따개비와 홍합 등이 물의 유입·유출 과정에서 걸려 상하면서 발생하는 냄새"라며 염해 부식과 해양생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는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닷물과 기계가 맞닿는 이곳이 조류로 전기를 생산하는 공간임을 실감케 했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총사업비 6008억 원을 투입해 2011년 준공됐다. 설비용량 254MW, 수차 10기를 갖춘 세계 최대 조력발전 시설로 연간 552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약 50만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매년 이산화탄소 31만5000톤 감축과 86만배럴의 유류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조력발전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조류의 흐름을 정밀하게 읽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화호는 2021년 AI 기반 운영 프로그램 'K-TOP 4.0'을 도입해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생산된 전력은 기업의 RE100 달성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와 시화호조력발전소의 생산전력을 판매하는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기도 했다.


방조제 옆 전망대에 오르자 탁 트인 서해 바다와 시화호 전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전망대 내부에는 카페가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에 조성된 휴게소 역시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발전소와 관광지가 공존하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이 처음부터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이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방조제 완공 이후 시화호는 수질 악화로 심각한 환경 논란에 휩싸였고,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한때 17ppm까지 치솟았다. 1997년 배수갑문 시험운영을 통한 해수유통으로 수질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서 조력발전 건설이 본격화됐고, 현재 COD는 2.0ppm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 같은 운영 경험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영국 리버풀권역정부(LCRCA)와 함께 700MW 규모의 머지강 조력발전 개발사업에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새만금 조력발전 역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수자원공사·한국농어촌공사 3사 합작으로 추진되며 시화호의 수질 개선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약 140MW 규모로 검토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영국에서도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특히 어떤 방식으로 조력발전을 운영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새만금은 지형과 여건이 시화호와 달라 운영 방식에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시화호 운영 경험을 토대로 새만금에서도 조력발전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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