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계속 오르는데 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10년만에 디커플링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06 12:48

비트코인 4%↓·美 S&P500 17%↑…2014년 이후 첫 디커플링

비트코인 투심도 악화…ETF서 6주 연속 순유출

너무 빨리 오른 비트코인, 다른 자산과 ‘키 맞추기’ 진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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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 하락(사진=AFP/연합)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가상자산 대상주 비트코인 시세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추이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비트코인은 약 10년 만에 증시와 탈동조화(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2% 오른 4만7954.9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19% 상승한 6870.40, 나스닥종합지수는 0.31% 상승한 2만3578.1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S&P500 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6890.89(10월 28일) 대비 0.3% 낮은 수준까지 근접했다. 올 한해 상승률은 17%에 육박한다.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전고점 대비 30% 가량 빠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6일 오후 12시 37분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96% 하락한 8만9700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 4% 넘게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7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21일 8만659달러까지 미끄러지면서 한 달 넘게 폭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9만달러선 위아래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비트코인과 증시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금리 환경 속에서 증시와 가산자산이 동반 랠리를 펼치면서 두 자산의 동조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비트코인은 과거 2022년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당시에도 다른 위험자산과 방향이 크게 엇갈리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 속에 S&P500 지수가 2022년 한 해 동안 약 20% 빠졌고 비트코인 역시 시세가 7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위험자산 선호 국면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증시와 뚜렷하게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지위를 놓고 경쟁하는 금 시세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비트코인과 정반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내년 2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43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비트코인이 하락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까지 '블랙록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에서 자금이 6주 연속 순유출됐다. 이는 해당 ETF가 처음 상장된 2024년 1월 이후 최장 기간이며, 6주간 누적된 유출 규모는 27억달러(약 4조원)를 넘어선다.


여기에 비트코인 시세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핵심 기술적 지표들 또한 일제히 약세 신호를 가리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비트코인 시세가 그동안 크게 오른 데 따른 자산 간 키 맞추기 현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모멘텀에 기반한 자산"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강한 상승 모멘텀이 형성될 때마다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귀금속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던 모멘텀 자금을 상당 부분 흡수해 버렸다"고 덧붙였다.


FRNT 파이낸셜의 스테판 우엘레트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업자는 “비트코인의 현재 부진은 앞서 다른 자산들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던 데 따른 속도 조절"이라며 “최근 2년을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 수익률은 S&P500을 압도적으로 상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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