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지된 순수 물에서도 전기 생산 성공… 고신축 섬유형 ‘하이드로볼텍 셀’ 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08 14:48

이중나선 CNT 구조 도입… 웨어러블·스마트 의류·소프트 로봇 전원 기술로 확장 기대

고신축 섬유형 하이드로볼텍 셀 개요도 (자료=한양대)

▲고신축 섬유형 하이드로볼텍 셀 개요도 (자료=한양대)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부 최창순 교수 연구팀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섬유솔루션부문 김시형 박사 연구팀이 정지된 순수 물(deionized water) 속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축성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하이드로볼텍(hydrovoltaic) 셀'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그동안 수분 기반 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물의 흐름, 농도 차이, 압력 변화 등 외부 자극이 반드시 필요했고, 소자가 비신축성 구조인 경우가 많아 실제 웨어러블 환경 적용에 제약이 컸다. 특히 정지된 순수 물에서는 이온 유동이 부족해 전기 생산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기존 연구의 한계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표면전하 특성을 가진 두 종류의 CNT 섬유(소수성·친수성)를 제작하고, 이를 고신축 탄성섬유에 이중나선(double-helix) 구조로 감아 고정하는 '와인딩-록(winding-locked)' 설계를 도입했다. 이 구조는 물과 접촉할 때 두 섬유 사이에서 비대칭 전하 상호작용을 유도해, 별도의 외력 없이도 자연적으로 전위차가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된 하이드로볼텍 셀은 정지된 순수 물에 담그는 것만으로 약 0.31V의 전압과 22.4 μA/cm²의 전류를 지속적으로 생산했다. 또한 최대 200% 신장 조건에서도 출력 변화 없이 작동해 우수한 신축성과 내구성을 입증했으며, 이중나선 구조 덕분에 직물 기반 웨어러블 플랫폼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높은 기계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셀을 일반 면장갑에 봉제해 실제 손가락 굽힘 동작 중 발생하는 실시간 전압 변화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여러 개의 셀을 직·병렬로 연결해 출력 전압과 용량을 확장하고, 이를 이용해 CNT 기반 회전형 인공근육을 직접 구동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웨어러블 전자기기, 스마트 의류, 자가구동 소프트 로봇 등 차세대 플랫폼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좌측부터) 제1저자 손원경 박사・이재명 박사과정생, 교신저자 김시형 박사・최창순 교수 (사진=한양대)

▲(좌측부터) 제1저자 손원경 박사・이재명 박사과정생, 교신저자 김시형 박사・최창순 교수 (사진=한양대)

최창순 교수는 “정지된 순수 물만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200% 이상 늘어나는 섬유형 구조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향후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의류, 소프트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원 일체형 섬유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성과는 네이처(Nature) 출판의 국제 학술지 『npj Flexible Electronics』(IF 15.5)에 11월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Fully Stretchable Hydrovoltaic Cells Based on Winding-Locked Double-Helical Carbon Nanotube Fibers'이며, 한양대 손원경 박사와 이재명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김시형 박사와 최창순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송기우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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