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로 400%↑·두산에너빌리티 330%↑…글로벌 원전 관련주 어디까지 오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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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

글로벌 원자력발전 관련주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상승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 각국이 원전 가동을 위해 속도를 내는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산업 전반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원전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기업들을 자체 추종해 지수화한 '블룸버그 원자력 통합 지수'(BNUAP)는 이날까지 38% 급등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 늘어난 시가총액만 5660억달러(약 833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업체 오클로 주가는 올들어 400% 가까이 폭등했고 국내 대표적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연초 대비 330% 이상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필요성이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어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 동안 현재 수준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만 향후 25년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3500억달러(약 515조원) 규모의 원전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추산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전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원자력은 AI 전력의 미래"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픽텟자산운용의 탄 알툰다그 신흥국 주식 투자 매니저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AI 경쟁의 승자는 야망에 걸맞은 에너지 공급을 확보한 국가와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와 각국 정부는 에너지 인프라를 국가 존망을 좌우하는 우선순위로 인식해 원전에 대한 시급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제조업과 운송업을 중심으로 화석연료에서 전기로의 전환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전력 수요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파비앵 벤슈트리는 AI를 넘어 산업용 공정과 전기차 대중화까지 감안할 때 원전 수요는 더 늘어 관련주들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의 원전 관련주 투자는 마치 과거 골드러시 시절에 곡괭이와 삽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우리의 전략은 원전뿐만 아니라 전기화 테마에 속한 기업들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세계 곳곳에서는 원전을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혼슈 중부 니가타현 하나즈미 히데요 지사는 지난달 21일 도쿄전력의 가시와자키·가리와원전 재가동을 용인한다고 밝혔다. 이 원전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도쿄전력이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처음으로 재가동을 추진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도 삿포로 인근에 위치한 도마리원전 3호기 운전 재개에 사실상 동의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해당 원전은 2012년 5월 가동이 중단됐다. 홋카이도전력은 도마리원전 3호기를 2027년에 다시 가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1·2호기도 2030년대에 운전을 재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 원자로 54기가 가동됐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한때 모든 원전의 가동이 중지됐고, 일부 원전이 가동을 시작해 현재 상업 운전 중인 원전은 모두 14기다.


대만도 향후 수년 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덴마크 등 유럽 주요국도 원전을 재도입하는 방향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녹색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을 원전에 사용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정유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원전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탄소 배출도 없어 AI의 대리 투자처로 부상했다"면서도 “이미 밸류에이션이 크게 상승한 만큼 2026년에는 종목 선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MR은 실제 상용화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주가 변동성이 상당할 수 있다"며 SMR 관련주보다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비스트라 등 기존 원전으로 전력 공급이 즉시 가능한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NH아문디자산운용 박진호 주식운용 본부장은 두산에빌리티의 주가가 예상 실적 기준 100배를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성장성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우라늄 공급을 포함한 원전의 업스트림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화자산운용의 왕승묵 매니저는 러시아산 우라늄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카메코, 센트러스 에너지, BWX 테크놀로지스 등을 핵심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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