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고속철’ 우즈벡 첫 수출 물량 조기 선적… “글로벌 시장 진격 개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10 13:30

10일 마산항서 초도 편성 출항식…1호 국산 고속철 수출 본격화
KTX-이음 기반 현지 맞춤형 제작…사막 기후·광궤 적용한 모델
30년 기술력·탄탄한 공급망 덕 납기↓…“추가 수주 교두보 마련”

대한민국 기술로 만든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수출길에 올랐다.


10일 현대로템은 경남 창원시 마산항에서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 초도 편성 출항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잠쉬드 압두하키모비치 호자예프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양국 주요 정관계 인사와 현대로템 임직원들이 참석해 국산 고속철의 첫 세계 무대 진출을 축하했다.



이번에 선적된 차량은 현대로템이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체결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계약의 초도 물량이다. 현대로템은 첫 수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생산 관리와 부품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예정보다 앞당겨 차량을 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 30여 년간 KTX-산천부터 KTX-이음(EMU-260), KTX-청룡(EMU-320) 등을 개발·양산하며 축적해 온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가 뒷받침된 결과다. 특히 설계부터 구매,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 KTX-이음의 양산 경험을 적용해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전무)은 기념사에서 “오늘 출항식은 국내에서 축적해 온 고속차량 기술 역량을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선보이는 매우 뜻깊은 자리"라며 “우즈베키스탄 고속차량은 양국의 협력과 우정을 상징하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에 공급되는 고속차량은 총 42량(7량 1편성) 규모다.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이음'을 기반으로 하되, 우즈베키스탄의 철도 환경과 기후 특성에 맞춰 설계를 최적화했다.


우선 현지의 넓은 철도 폭에 맞춰 '광궤(1520mm)'용 대차를 적용했다. 또한 사막 기후의 특성을 고려해 고온과 미세한 모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방진 설계를 강화하고 엔진과 주요 부품의 내구성을 높였다. 이 차량은 향후 총 1286km에 달하는 현지 장거리 노선에 투입돼 기존의 동력 집중식 차량(스페인산)을 대체하며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수출 성사는 민관 협력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현대로템은 국내 부품 협력사들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고속차량의 국산화율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높은 국산화율과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칠 낙수효과는 정부의 양허성 수출 금융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력과 금융 지원이 결합해 글로벌 고속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수출 실적을 발판 삼아 해외 고속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모든 차량이 현지에 안전하게 인도되고, 이후 유지보수까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협력 업체들과 함께 'K-고속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방산에 이은 철도 한류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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