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협력사 성과급 ‘직영과 동일하게’…조선업계 상생의 새 바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11 18:32

“하청 차별 없다”…협력사 직원 1만5000여 명, 직영과 같은 비율 성과급 지급
내국인 숙련공 이탈 막고 인력난 해소 기대…“장기 근속 유인책 될 것”
470억 손배소 취하 이어 잇단 ‘화해 제스처…원하청 동반성장 의지 재확인

한화오션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

▲한화오션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

한화오션이 사내 협력사 직원들에게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원·하청 간 임금 및 복지 격차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상생(相生)'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사내 협력사 근로자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회사 직원들과 동일한 지급률의 성과급을 적용한다고 11일 밝혔다.


​2024년 기준 한화오션 직원들은 기본급의 150%를 성과급으로 받았으나, 협력사 직원들은 그 절반 수준인 약 75%를 받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앞으로는 협력사 직원들도 직영 직원들과 동등한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된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보상 확대를 넘어 조선소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는 원·하청 구성원 모두가 경영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등한 보상 체계가 확립되면 협력사 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안정적인 공정 관리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 성과를 원청과 하청이 차별 없이 공유함으로써 조선업계에 새로운 상생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조치는 조선업계의 당면 과제인 '내국인 숙련공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협력사 처우 문제로 숙련된 내국인 인력이 현장을 떠나고,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왔다. 현재 한화오션을 비롯한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30%에 달한다.


​성과급은 통상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근속 연수가 쌓여 기본급이 오를수록 보상 규모도 커지는 구조다. 따라서 이번 성과급 개편은 숙련 기술자들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내국인 구직자들의 조선소 취업 선호도를 높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최근 노사 관계 개선과 원·하청 격차 해소를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022년 파업 당시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전격 취하하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앞서 6월에는 하청지회가 요구해 온 원청과의 상여금 격차 해소 건을 협력업체 교섭사와 협의해 수용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지난 4월 사보를 통해 약속했던 것처럼 협력사 지원 재원을 확대해 실질적인 근로조건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원하청이 함께 성과를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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