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연 주관 491억 규모 사업…현대로템·대한항공 등과 ‘원팀’
2030년까지 35톤급 메탄 엔진 핵심 기술 확보 목표로 설정
KAI, 임무 궤도 설계·사업 모델 수립 주도…“누리호 노하우 기반”
▲현대로템이 지난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 현장에서 선보인 메탄 엔진. 사진=박규빈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래 우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재사용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KAI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가 주관하는 '지상 기반 재사용 우주 발사체용 메탄 엔진 기술' 개발 사업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30년 10월까지 총 491억 원을 투입해 재사용 우주 발사체의 심장인 '35톤(t)급 메탄엔진'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탄엔진은 기존 케로신(등유) 엔진보다 그을음이 적어 재사용에 유리하고 효율이 높아 뉴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위해 국내 우주항공 분야의 주요 기업과 대학이 뭉쳤다. 현대로템이 사업을 총괄하며 KAI를 비롯해 대한항공·비츠로넥스텍·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 등 산업체와 충남대학교·서울대학교·국민대학교·부산대학교 등 학계·연구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KAI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발사체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는 △메탄 엔진 활용 재사용 우주 발사체 임무 궤도 설계 △체계 성능 분석 △재사용 우주 발사체 시장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BM) 수립 등 발사체 개념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KAI는 지난 3일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업 착수 회의에 참석해 개발 성공 의지를 다졌다. 이날 회의에는 방위사업청·국기연·육군·국방과학연구소(ADD)·우주항공청(KASA)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2030년까지 엔진 시제(EM급)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AI는 지난 30년간 다목적 실용 위성·차세대 중형 위성 등 위성 개발은 물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 개발·엔진 클러스터링 등을 수행하며 독보적인 우주 사업 역량을 축적해 왔다.
KAI는 이번 메탄 엔진 개발 사업 참여를 발판으로 향후 추진될 '민·군 재사용 발사체 체계 개발'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재사용 발사체는 발사 후 다시 지상으로 귀환해야 하므로 고도의 항공·비행 역학 기술이 필수적이다.
KAI 관계자는 “재사용 발사체는 우주로 쏘아 올리는 기술뿐만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항공 역학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며 “KAI가 보유한 국산 항공기 개발 역량과 누리호 헤리티지를 결합해 재사용 발사체 개념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재홍 국방기술진흥연구소장은 “이번 메탄 엔진 개발은 대한민국이 우주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도전적인 국방 R&D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