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커패시터 기반 초저전력·고집적 AI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 IEDM 2025서 기술력 입증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형진 교수 연구팀이 3D 낸드플래시 구조를 기반으로 한 강유전체 멤커패시터(memcapacitor)를 활용해 초저전력 인메모리 AI 연산이 가능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구조적 병목으로 지적돼 온 메모리–프로세서 간 데이터 이동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원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은 메모리와 연산 장치가 분리된 구조로,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특히 AI 학습과 추론처럼 대규모 연산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비효율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직접 수행하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NAND 플래시는 직렬 트랜지스터 구조로 인해 병렬 연산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트랜지스터 대신 강유전체(HfZrO₂) 기반 커패시터를 적용한 멤커패시터 어레이를 설계·제작했다. 해당 어레이는 데이터 저장과 연산을 하나의 구조에서 병렬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구현됐으며, 48×24 배열(총 1,152셀) 규모에서 4비트 멀티레벨 저장과 10년 이상의 데이터 유지 특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추론에 요구되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충족함을 입증했다.
실제 이미지 분류 작업에 적용한 결과, 소자 수준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며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연산 성능에 근접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3D NAND 플래시 메모리와 동일한 단위 셀 구조를 기반으로 소자를 제작해, 산업계에서 이미 확립된 수직 적층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초고밀도 집적과 대량생산이 동시에 가능해 상용화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신저자 김형진 교수(왼쪽), 제1저자 황휘호 석박통합과정생 (사진=한양대)
김형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메모리 중심 AI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초저전력 인메모리 연산 기술을 실제 양산 공정 기반에서 실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우위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핵심 원천 기술 확보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혁신연구센터사업,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개발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디지털혁신기술 국제공동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에는 황휘호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김형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 「Ferroelectric Memcapacitor Crossbar Array with NAND Flash Structure for In-Memory Computing」은 반도체 소자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대회인 국제전자소자학회(IEDM 2025)에서 현지 시각 12월 10일 오후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