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저당(低糖)과 딸기시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18 15:51
정희순

▲정희순 유통중기부 기자. hsjung@ekn.kr

올해 식품업계를 관통한 키워드를 하나만 꼽으라면 무엇일까. 제로슈거, '저당(低糖)'이 아닐까 싶다. 비건에서 시작된 트렌드는 저속노화로 번졌고, 올해는 '저당'이라는 키워드가 업계를 휩쓸었다. 소스부터 주류까지 '저당'은 식품업계 전반에 스며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특히나 재미있었던 취재현장을 떠올려보니, 박현영 생활변화관측소 소장의 강연이 떠올랐다. '2026 식품외식산업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 박 소장의 강연에서 무릎을 '탁' 치게 한 부분은 바로 '저당'과 함께 떠오른 '성심당 딸기시루케이크' 이야기였다.


박 소장은 “저당 제품을 찾아 먹고 혈당 패치를 사서 당 수치를 체크하는 당신은 누구이며, KTX를 타고 대전까지 가서 4시간을 기다린 후 '당 폭탄' 딸기시루를 사오는 당신은 또 누구라는 말입니까"라며 “이게 바로 현대인이 가진 '모순의 식문화'"라고 설명했다.



생각해보면 굳이 성심당의 딸기시루케이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두바이 초콜릿이나 스웨덴 캔디, 토핑이 잔뜩 올려진 디저트 음료를 많이도 마셨던 것 같다.


박 소장은 '딸기시루케이크'로 대변된 디저트가 주는 베네핏(benefit)을 '위로' 라고 해석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돌보아야 하는 장수 시대에, 사람들이 가진 두려움이 디저트에 대한 갈증으로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지금 시대에 디저트를 즐긴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생활이자, 나에게 전하는 위로다.


제시된 트렌드대로라면 내년에도 식품업계에는 '위로'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식감에 대한 기발한 변주를 통해 소비자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디저트 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금은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2025년을 마무리하는 길목에 서니 나는 올해 누군가에게 어떤 위로를 어떻게 전했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2025년의 마지막 만큼은 나를 돌보고, 서로를 위로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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