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없는 인수 무의미”…IAG, 수익성 개선 난항 우려
에어프랑스-KLM “2단계 진입 환영”…사실상 3파전 구도
▲TAP 에어 포르투갈(TAP Air Portugal) 여객기. 사진=TAP 에어 포르투갈 인스타그램
포르투갈 국영 항공사 'TAP 에어 포르투갈(TAP Air Portugal)'의 민영화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IAG)이 경영권 확보 없는 지분 투자는 무의미하다며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한 반면, 경쟁자인 에어프랑스-KLM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에센셜 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항공(British Airways)과 이베리아항공의 모기업인 IAG는 포르투갈 정부가 제시한 TAP 지분 매각 조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딜의 핵심 쟁점은 지분율과 경영권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되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각 지분을 최대 49.9%(직원 배정분 5% 포함)로 제한했다. 인수자가 되더라도 과반 의결권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IAG 측은 이 같은 조건이 그룹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보도에 따르면 IAG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TAP의 현재 영업 이익률은 8%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를 IAG 그룹 목표치인 12~1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을 확보해 회사를 뜯어고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번 딜은 성사시키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 남을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또 다른 인수 후보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어프랑스-KLM그룹은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민영화 절차의 다음 단계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것에 대해 즉각 성명을 내고 “매우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TAP 인수전에는 △IAG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등 서유럽의 '빅3' 항공 그룹이 모두 참전한 상태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들 3개 컨소시엄에 비 구속적 인수 제안서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IAG가 사실상 '조건부 참여' 혹은 '이탈'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인수전은 에어프랑스-KLM과 루프트한자의 2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IAG의 이번 발언이 포르투갈 정부를 압박해 더 많은 지분과 경영권을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