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만 피한 ‘산타 랠리’…지지부진 비트코인 시세, 언제 벗어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26 15:20

연말 훈풍 이어가는 美·韓 증시

S&P500 사상 최고치 경신…삼성전자 5% 급등

금·은 가격도 ‘껑충’…비트코인만 ‘산타 랠리’서 소외

“주식·금 역할 못해…7~8만달러 횡보세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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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에 방문한 산타(사진=AFP/연합)

2025년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와 국제금값 시세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은 '산타 랠리'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앞으로 의미 있는 반등에 나서지 못할 경우, 횡보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성탄절 휴일을 하루 앞두고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0% 뛴 4만8731.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2% 상승한 6932.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22% 오른 2만3613.31에 각각 장을 끝냈다.


S&P 500 지수는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 기록을 재차 경신했다.



미국발 산타 랠리의 영향으로 26일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51%, 0.49% 상승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5.31% 급등한 11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도 1.87% 오른 59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귀금속이자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는 국제 금·은 시세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최대 1.2% 올라 온스당 453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원유 봉쇄 조치 지속과 나이지리아 이슬람국가(ISIS) 세력에 대한 공습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은 현물가격은 5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75달러선을 돌파했다. 올해 금값과 은값은 각각 70%, 150% 가량 급등하면서 1979년 이후 최고 수준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달러 약세도 귀금속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번 주에만 0.8% 하락해 지난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금과 은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비달러권 투자자들의 매입 부담이 줄어든다.


또 다른 귀금속인 백금도 이날 온스당 240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는 블룸버그가 첫 집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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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사진=AFP/연합)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비트코인은 8만9152.50달러에 거래되며 9만달러 고지 탈환에 실패했다. 이로써 올해 비트코인의 연 수익률은 마이너스(-) 5% 수준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978.02달러를 기록하는 등 3000달러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 시세는 올해 10% 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서 지난달 21일 8만600달러대까지 약 36% 추락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8만5000~95000달러 범위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분기 들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순매도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은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했던 2022년 2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비트코인에 대해 “2025년 초반엔 주식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지만 연말 랠리에서는 소왜됐다"며 “오랜 기간 '디지털 금'으로 불려왔으나, 실제로는 금과 달리 방어적 자금 유입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이 주식과 금 중 어느 쪽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적 지표도 비트코인 약세를 가리킨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상승기에서 핵심 지지선 역할을 해온 365일 이동평균선(약 10만2000달러)을 밑돌고 있어 추가 하락 위험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여기에 더해 26일(현지시간) 약 23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 계약이 만기를 맞는 점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한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인베스팅닷컴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7만~7만9999달러, 8만~8만9999달러 범위에 머물렀던 기간이 각각 28거래일, 49거래일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가격대에 비해 짧은 수준으로, 해당 구간의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얕다는 의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5만~5만9999달러, 6만~6만9999달러 범위에 거래됐던 기간은 각각 123거래일, 154거래일로 집계됐다.


이에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다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강한 지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7만~8만달러 구간에서 더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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