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불참 10명 미만에도 특정 회차 집단 결석
불참 최다 의원·정당별 양상 뚜렷
52회 중 4회는 ‘전원 출석’…첫 본회의 불참 0명
“안건 따라 갈렸다”…불참 인원 최대 101명
▲30일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국회 본회의 출석률이 가장 낮은 국회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며, 2위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김태호, 인요한, 주진우 의원 순으로 결석이 많았다.
31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회는 1월 8일 첫 본회의부터 12월 30일 마지막 본회의까지 총 52차례 본회의를 개최했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연간 평균 본회의 불참 의원 수는 10명 미만으로 집계돼 외형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출석률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차별로 들여다보면 정치적 쟁점이 집중된 본회의를 중심으로 불참 인원이 급증하는 등 출석 양상의 편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일부 의원은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연간 출석률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정당별로도 불참이 집중되는 경향이 명확히 갈렸다.
올해 첫 본회의는 1월 8일 열린 제420회 국회 4차 본회의였다. 이날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해 불참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출발점이 됐다. 해당 본회의에서는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유가족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관련 긴급현안질문 실시의 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23건의 안건이 심의·의결됐다.
이후 첫 본회의를 제외하고 불참자가 발생하지 않은 본회의(출장·청가 제외)는 총 3차례였다. 2월 12일 열린 제422회 4차 본회의, 2월 27일 제422회 7차 본회의, 4월 17일 제424회 5차 본회의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2월 27일 제422회 7차 본회의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명태균 관련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 등 총 94건의 안건이 한꺼번에 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불참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안건 수가 적었던 4월 17일 제424회 5차 본회의 역시 불참자가 없었다. 당시 국회는 12·29 여객기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안과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3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반면 정치적 상징성과 논쟁성이 큰 안건이 상정된 본회의에서는 불참 인원이 급증했다.
가장 많은 의원들이 불참한 본회의는 지난 4월 4일 개최된 제424회 국회 1차 본회의였다. 이날 본회의에는 300명 가운데 189명(청가: 8명)이 출석하고 무려 103명의 의원의 불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본회의에서는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진성준 의원 외 169인)'이 상정돼 심의·의결됐다.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안건이 다뤄진 회차였던 만큼 대규모 불참이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됐다.
이어 7월 4일 열린 제426회 국회 5차 본회의에서도 불참 인원이 급증했다. 이 본회의에서는 101명의 의원이 결석해 연중 두 번째로 많은 불출석자가 발생한 회차로 집계됐다.
두 차례 모두 특정 정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적 불참이 두드러졌으며, 본회의 출석 여부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개인별 불참 최다…이춘석·권성동 상위권
올해 본회의 불참 명단을 개인별로 집계(1월 8일~12월 24일)한 결과, 가장 많은 불참 기록을 남긴 의원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으로 총 14차례 본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은 9월 중순 구속돼 재판이 진행되면서 이후 국회 출석이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소속 이춘석 의원은 총 12차례 불참해 개인별 불참 횟수 기준 두 번째로 많았으며, 무소속 의원 가운데서는 최다 불참자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과 인요한 의원이 각각 9회, 주진우 의원이 8회 불참하며 뒤를 이었다. 이들 의원은 특정 회차에 집중적으로 불참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포함된 공통점을 보였다.
정당별로 불참 명단을 분류한 결과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불참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의힘의 경우 권성동, 김태호, 인요한, 주진우, 나경원 등 중진 및 지도부급 인사들이 불참 상위권에 포함됐고, 특정 본회의에서는 다수 의원이 동시에 불참하는 집단적 양상이 반복됐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불참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안규백, 남인순, 정동영, 박정, 황희 의원 등 일부 의원이 불참 명단에 포함됐으나, 대부분 1~2회 수준의 산발적 불참에 그쳤다.
무소속의 경우 의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춘석 의원에게 불참이 집중되면서 총 15건의 불참 기록이 집계됐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이주영 의원 각 1회씩 총 2회 불참에 그쳤다.
연간 평균 본회의 불참 의원 수가 10명 미만이라는 수치는 국회 운영 전반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불참 명단에 오른 의원들과 특정 회차의 집단 결석은 여전히 국회의 신뢰와 직결된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