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는 통신사들이 B2B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연합뉴스.
새해 국내 통신업계는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B2C시장을 넘어 B2B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유·무선 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가 뚜렷해진 가운데,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는 B2B 시장이 통신사들의 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최근 발표한 '2026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통신서비스 산업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산업 전망은 '중립적'으로 제시됐다. 이는 유·무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의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선 통신 시장은 5G 가입자가 확대되면서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통신 3사의 5G 가입자 비중은 80.7%에 달했다. 5G 서비스가 대중화 단계를 넘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입 속도가 현저히 둔화한 것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운 알뜰폰(MVNO)의 약진이 통신 3사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실제로 알뜰폰의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2021년 3분기 10.8%에 불과했으나,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지난해 3분기에는 17.9%까지 치솟았다. 4년 만에 시장 점유율이 7.1%포인트가 상승했다.
유선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과거 통신사의 효자 노릇을 했던 IPTV는 유료방송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넷플릭스나 티빙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대체 미디어로 급부상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한신평 분석 결과, IPTV의 매출성장률은 최근 1% 미만으로 추락하며 사실상 성장이 종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무선 결합상품을 통한 고객 락인 효과 덕분에 현재 수준의 매출 규모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B2C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통신사들에게 '단비'가 되어줄 곳은 단연 B2B 시장이다. AI 개발 경쟁 가속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기업용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2~2024년 B2B 부문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8%를 기록하며 통신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내수 침체와 저수익 사업 정리 등으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으나, 통신사들이 AI 전용 데이터센터(AIDC) 증설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투자 회수기'에 진입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5G 전국망 구축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통신사들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부담을 덜게 됐다.
한신평은 5G 커버리지 투자가 감소함에 따라 통신사들이 잉여 현금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이 과점화되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완화된 점도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연이어 발생한 정보보호 관련 사고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SK텔레콤은 USIM 정보 유출 사고로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KT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 LG유플러스는 AI 통화 비서 앱 '익시오'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신평은 이러한 사고로 인한 피해보상과 과징금 등 일시적 비용 지출은 불가피하지만, 통신사들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번호이동 시장에서 유의미한 가입자 이탈은 관측되지 않아 시장 지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예정된 주파수 재할당 이슈도 변수다.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조건으로 5G SA(단독모드)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B2C 시장에서 5G SA의 필요성이 크지 않고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통신사들이 대규모 전국망 투자보다는 도심 위주의 부분적 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네트워크 관련 설비투자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