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K-패스 혜택…‘적자·재정 의존’에 지속가능성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1.12 16:31

모두의 카드 도입으로 GTX 등까지 교통 혜택 확대
예산 증액에도 불충분 여지 있어…공사 부담도 ↑
“일회성 지원 아닌 중장기 구조 개편책 내놓아야”

k-pass

▲혼잡한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월 기준금액을 넘는 대중교통 이용분을 전액 환급하는 '모두의 카드'를 도입한다. 다만 재정 여건이 악화되거나 이용률이 급증할 경우 혜택 축소나 조정이 불가피해, 임시적인 '땜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적자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 채 정부와 지자체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월 대중교통비가 환급 기준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전액 돌려주는 '모두의 카드'를 K-패스 내에 신규 도입한다. K-패스는 2024년 5월 국토부가 출시한 교통비 할인 카드로,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일반인 20%, 청년·고령층 30%, 저소득층 53% 등 지출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 왔다.


올해부터 도입된 '모두의 카드'는 거주지 인프라와 계층, 교통비 규모에 따라 환급 기준액을 3만~10만 원으로 확대했다. 신분당선, 광역버스, 광역급행철도(GTX) 등 요금이 2~3배 비싼 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기준금액을 초과한 비용은 전액 환급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대중교통 요금 현실화율이 낮아 구조적 적자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마련된 추가 환급 정책은 운영기관의 재정에 더 큰 부담을 안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환급액이 기존 예산을 초과할 경우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수도권의 요금 현실화율은 55%에 불과했다. 이는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약 858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은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50원 인상됐지만, 여전히 원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시가 선보인 선행 정책인 기후동행카드 역시 적자 규모가 심각한 상황이다. 기후동행카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72만 명에 달한다. 이에 따른 손실금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으나 시행 2년간 누적 손실은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K-패스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용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패스 가입자 수는 도입 첫 달인 2024년 5월 151만635명에서 3개월 만인 같은 해 8월 216만5866명으로 2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10월에는 40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에 맞춰 국토부도 예산을 확대해 K-패스 사업 예산을 2024년 735억원에서 2025년 2374억6000만원, 2026년 5580억원으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예산을 증액했지만 앞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던 데다, 이용 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같은 일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K-패스의 전신인 '알뜰교통카드'는 2023년 예산 확보 문제로 환급이 일시 중단된 전례가 있다. 당시 11월과 12월분 환급액은 이듬해인 2024년 1월에야 지급됐다.


2024년에는 예산 부족으로 환급액을 감액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K-패스에 참여한 189개 지자체 중 25곳이 예산 부족으로 총 4020만7000원의 환급금을 삭감했다. 이 가운데 16곳은 예상보다 높은 이용률로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 나머지 9곳은 지방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액률이 가장 높았던 충북 옥천군은 49.3%(203만 원)에 달해, 이용자 1인당 평균 8493원을 덜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의 재정 상황 역시 심각한 만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중장기 재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새로운 요금제 상품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산 부담 비율과 재정 부족 보완 방안까지 명확히 한 뒤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부채는 7조3473억원에 달했다. 코레일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262.8% 수준으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요금 현실화는 시민 반발 뿐 아니라 위원회 심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특히 쉽지 않다"면서도 “대중교통 운영의 합리화와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발생해도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구조가 지속되면 비용 절감이나 효율화 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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