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첫 RPS 폐지 입법…정부 주도 계약시장 도입 추진
REC 현물시장 폐지 전망…전기요금 회수 구조는 유지
▲재생에너지 계약 이미지. 챗지피티
더불어민주당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RPS 폐지 법안이 발의된 적은 있으나 다수 의석을 차지한 여당인 민주당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RPS 폐지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와 함께 재생에너지 정책이 RPS에서 정부 주도의 경매제도로 전환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재생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 RPS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와 물량을 직접 설정하고 경매 방식으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계약시장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RPS란 500메가와트(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2026년 의무비율은 15.0%이다.
법안에 따르면 발전사업자와 공공기관 등에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설정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사업자에게는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가 부과된다. 다만 의무 이행 방식은 기준금액 납부 등을 통해 대체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RPS가 폐지되더라도 대규모 발전사에 대한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 자체는 유지되는 구조다.
제도가 전환되면 현재 RPS 체계 아래에서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거래하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은 폐지될 전망이다. 대신 정부가 입찰 물량을 사전에 정하고 해당 물량 내에서 가격 경쟁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경매 방식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태양광·풍력 고정가격계약제도와 유사한 형태로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 “현행 RPS는 대규모 발전사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ㆍ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신ㆍ재생에너지 보급확산에 기여하려는 제도"라며 “그런데 신ㆍ재생에너지 보급환경의 변화와 함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의 가격 변동성이 커서 RPS의 체계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REC 관련 발전사들의 자체투자보다 외부 구매,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기업과 수요의 경합, 수급 불균형 등으로 현물시장 REC 가격이 상승해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에는 계약시장제도에서 발생하는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을 전기요금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담겼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력계통 신뢰도가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 계약시장 낙찰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구매계약자가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회수하도록 했다. 이는 발전사의 RPS 조달비용을 전기요금으로 회수해온 기존 방식과 유사하다.
기후부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RPS의 경매제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관련 법안이 본격적으로 발의되면서 경매제도로의 전환을 위한 시행령 마련 등 정책 윤곽이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