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 공정성 등
네 가지 방향 중점 논의
금감원, BNK 이어 전 지주사 대상
지배구조 특별점검 예고
금융권, 겉으론 긴장-속내는 ‘무덤덤’
일각선 정치 이슈 연관 시각도
▲이억원 금융위원장(사진 왼쪽),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금융당국이 오는 3월까지 금융사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최고경영자(CEO) 선임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고를 포함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감독원이 다음주부터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8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방안 마련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열거한 '모범관행의 형식적 이행 사례'를 두고, 이미 이슈가 지난 '구문'을 다시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상당하다. 항간에서는 이번 금감원의 검사가 정치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 금융위 “지배구조 개선과제 신속히 제도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6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금감원, 연구원, 학계, 법조계 등이 참여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이하 '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금융권 지배구조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TF는 지난달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후속조치를 위해 출범했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전문가들과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 낡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 등 네 가지 방향을 중심으로 금융권 지배구조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논의 과제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청취하는 등 충분한 TF 논의를 거쳐 올해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률개정이 필요한 경우 2015년 제정돼 2016년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지배구조의 개선 없이는 금융권이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도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한 실태점검을 토대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정하게 점검·평가하고 개선과제를 신속하게 제도화·법규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금감원, 19일부터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
▲5대 금융지주.
이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iM금융지주,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8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관련 실제 운영현황 전반에 대한 점검을 벌인다. 금융당국이 여러 방법을 동원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미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된 BNK금융지주를 대상으로 고강도 현장검사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를 전 금융지주사로 확대한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지주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 이행한 사례를 하나씩 열거하기도 했다. 다만 금감원이 열거한 사례 중 상당수는 이미 과거에 발생한 일이고, 감독당국의 지적에 따라 수정을 완료한 곳도 있어 점검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금감원은 A지주가 롱리스트 선정 직전 이사의 재임가능 연령(만 70세) 규정(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현 지주회장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고, 연임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작년 2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롱리스트 작성 전 규정을 바꿨기 때문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어긴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A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에 금감원이 해당 이슈를 다시 꺼낸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융당국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여부다. 시장 안팎에서는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의 이번 검사가 '정치 시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김건희 씨와 연계된 도이치모터스 특혜 대출을 거론하며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선거 전에 부산 표심을 잡기 위해 부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BNK금융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BNK금융지주 회장에 어떤 인물이 발탁되느냐에 따라 지방선거에서 (여당, 혹은 야당을) 밀어줄 수 있다는 판단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