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국감 앞두고 의원실에 놓여있던 질의서 훔친 직원 여전히 미징계
작년 상반기 직무 외 영리활동 적발된 직원 41명 적발했지만 30명만 경징계
원거리 체재 근무 시 지원비, 주 5일 근무 아닌 주말과 공휴일 포함해 지원
가족 동반 부임 시 지원되는 1박 2일 가족 이전 지원비 5번 416만 타내기도
▲인천공항 제2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황이다. 국회 파견 직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실에서 질의를 몰래 가져가는가 하면 직원들은 회사 측에 신고도 하지 않고 외부 강의로 '뒷주머니'를 차고 있었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지난달 말 공시된 공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사의 국회 협력관으로 근무하던 A직원은 2025년 인천공항 국정감사 전날인 작년 10월 26일 밤 9시 20분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전 의원실을 방문해 의원실 내 탕비실 옆 공기청정기 위에 있는 질의서를 들고 의원실을 나왔다.
이에 신 전 의원 선임비서관이 질의서가 A씨에 의해 무단 반출된 사실을 인지하고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 30분경까지 수차례에 걸쳐 “질의서를 돌려 달라", “무었을 가져갔느냐" 추궁했지만 A씨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하고 우롱성 답변을 반복하며 회피했다.
그는 국감 당일 날인 10월 27일 오전 9시 반경 여의도 국회 국정감사장 복도에서 신 전 의원 선임비서관에게 강한 질책과 추궁을 받고 나서야 “죄송하다"며 반출을 시인했다.
문제의 직원은 의원실 밖에서 잠깐 보고 폐지함에 버렸다고 주장했지만 선임비서관이 확인결과 문서를 발견하지 못해 폐기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무단반출된 질의서는 다음 날 오후 네 시 반이 돼서야 다시 반환됐다.
반출 이후 입수된 질의서를 인천공항 측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대외에 공유하는 등의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자의적인 판단 하에 과도한 의욕으로 인한 순간적인 실수로 질의서를 가져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사의 사회적 평가를 크게 저하시킨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뿐만 아니다. 직원들의 다른 도덕적 해이도 상당하다. 2025년 상반기 동안 인천공항에선 외부강의 등 겸업허가를 받지 않고 직무 이외 영리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 41명이 적발됐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외부강의 등 요청기관으로부터 여비 등이 포함된 사례금을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으로부터 근거리 출장에 따른 출장비를 중복 수령하여 '윤리규정' 제7조 및 '여비규정' 제11조 제1항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인천공항 내 모 부서는 원거리 지역에서 체재하는 직원들에 대한 체재비 지원 산정 시 근무형태가 주 5일 근무임에도 실제 근무한 일수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주말 및 공휴일도 포함해 체재비를 과다 산정했음이 확인됐다.
인천공항 직원 B씨는 근무지 외 지역에 가족과 동반으로 부임 시 1박 2일간의 가족 이전 여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는 내규를 악용해 2025년 4월부터 8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가족 이전 지원비를 인천공항으로부터 416만원을 타낸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인천공항 내부에서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비위 행위가 잇따르지만, 공사 스스로 이를 정화하지 못하는데 있다.
감사보고서는 국회 질의서를 무단반출한 직원에 대해 중징계 조치를 권고했지만 아직 인천공항 측은 해당 직원에 대한 처벌 절차에 대해 착수하지 않았고, 처벌 수준에 대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직무 외 미허가 영리 행위를 했다가 적발된 인천공항 직원 41명 중 30명에게만 징계 절차가 내려졌다. 심지어 징계를 받은 30명도 감봉이나 정직 및 해임, 파면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공사는 적발된 직원 전원에게 “경고" 또는 “주의" 등 경징계만 주었다. 1박 2일 가족 이전 지원비를 과다하게 타낸 직원에 대해서도 환수 조치만 취했을 뿐 다른 징계는 없었다.
한편 에너지경제신문은 감사를 통해 적발된 사항에 대한 공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