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둔 제한 전면 철폐가 쟁점…방위협정 개정 추진
“원하는 건 다 갖겠다”…전면 접근권 강조
‘中 견제’ 핵심광물 접근권 확대도 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소유권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합의의 틀을 마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전면적 접근권' 개념을 언급했다. 유럽 국가들이 반대해온 그린란드 매입에서 한발 물러서는 대신, 군사적 측면에서 사실상의 독점적 접근권을 확보해 실리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그린란드 주둔과 관련해 모든 제한을 제거하기는 방안을 덴마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패권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덴마크와 과거에 체결했던 방위협정을 개정해 그린란드 내 미군 주둔에 대한 모든 제한을 없애려 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온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1951년에 체결되고 2004년에 개정된 방위협정엔 미국이 그린란드에서의 군사 작전이나 시설에 중대한 변경을 실행할 경우 사전에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통보하고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 견제를 위해 만든 이 협정에 따라 현재도 그린란드 북단에 공군 우주기지를 두고 있다. 한때 최대 17개의 기지를 운영했지만 이후 규모를 대폭 축소해 현재 약 150명의 병력과 300명 이상의 계약직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계약직 상당수는 덴마크 또는 그린란드 국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방위협정 문구를 수정해 그린란드 내 군사 계획 수립 및 실행 과정에서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기를 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합의가 성사된다면 미국은 그린란드와 관련된 모든 전략적 목표를 매우 적은 비용으로 영구적으로 달성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성사되길 매우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부 내용은 관련 당사자들이 확정하면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과 협의를 통해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했던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했다. 무력을 통해 그린란드를 가져가지 않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합의 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미국 미사일 부대 배치,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광물 채굴권 확보, 북극권 내 NATO 존재감 강화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앞서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과 관세 압박이라는 갈등 요인을 걷어내는 대신, 그린란드에 대해 사실상 '준(準)주권적 권리'에 가까운 군사·전략적 접근권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군사적 접근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기 때문에 그린란드에 필요한 것을 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본질적으로 전면적 접근권이며 이는 끝도 없고 시간 제한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린란드에 '영구적·전면적 접근권'을 얻는 데 어떤 대가를 치르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덴마크와 그린란드가 미국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덴마크는 그동안 그린란드를 미국에 매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린란드 내에서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는 것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덴마크와 그린란드 모두 1951년 방위협정을 추가로 확대하는 데 열려 있다"며 “이는 반드시 적절하고 상호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현재 그러한 방식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