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즌2 vs 이번엔 달라”…부동산 시장, 李 대통령 입만 바라 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02 16:11

李 대통령, SNS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강경 발언 쏟아내
시장은 아직 반신반의…이전 정권 실패가 발목 잡고 있어
“文 당시 실패 교훈 삼아야…일관적 정책·실행력이 관건”

서울 아파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안정을 목표로 연이어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세제 개편 의지를 드러내자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과거 역대 진보 성향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되레 집값이 상승했었던 만큼 당장은 관망 기류가 우세하다. 향후 정책의 일관성과 실행력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도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총력을 다해 이뤄냈다"며 “그보다 어렵지 않고 훨씬 더 중요한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하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어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동안은 정치적 유불리 때문에 최적의 강력한 수단을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을 믿고 정치적 계산에서 벗어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이 대통령은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부동산이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부동산으로 대부분의 자산이 쏠리며 국가 경쟁력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으로는 높은 가계부채가 꼽힌다.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7%로, 국제결제은행(BIS)이 민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제시한 기준선인 80%를 크게 웃돈다.



시장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과거 민주당 정권에서도 '집값을 잡겠다'는 선언이 반복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부동산은 잡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9년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강조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확대 등으로 인해 집값 급등을 막지 못했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는 “이제 보유세 상승을 비롯한 세제 개편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면서도 “아직은 급매보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더 크다. 이전까지의 학습 효과로 인해 만일 세제 개편을 시행한다면 그 때부터 집값이 더 폭등할 거라는 인식이 깔려 있어, 오히려 지금 사야하는 게 아닌가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결국 정책의 정교함과 강한 실행력이 집값을 내리기 위한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안정 기조를 내세우면서도 임대사업자 혜택을 확대해 오히려 투자자들의 매집을 부추겼고, 그 결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킨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제 개편을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거론하고 있다. 동시에 최근 발표된 1·29 공급대책 역시 법적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강경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LH 개혁위원회 위원)은 “불로소득은 세제로 환수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며 “또 하나는 불로소득이 토지에서 발생하는 만큼, 공공이 보유한 공공택지를 분양하지 않고 임대 방식으로 보유·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1·29 대책에서도 공급 유형이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 대통령이 보이는 의지를 반영한다면 토지임대형 분양주택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남 소장은 “세제와 금융, 토지 정책을 포함해 일관성과 정책적 방향성을 갖고 공공이 토지를 지속적으로 보유·임대하는 제도를 제대로 설계해 추진한다면 대통령이 말하는 정책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부동산에 대해 강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최근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상황을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이 사실상 혼자 뛰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를 시장도 감지하고 있어 '집값을 잡으려면 민주당 의원들부터 솔선수범해 집을 팔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세제와 공급인 만큼, 이를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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