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 정치경제부 부동산팀 기자
1·29 공급대책을 계기로 부동산 공급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총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등 가용 부지를 총동원하겠다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3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등 일부 핵심 지역의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시장이 불안해진 것에 따른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 “부동산(자산 집중) 망국병"이라는 강한 어조를 동원하면서 보유세제 개편을 포함한 강경한 대책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대책 발표 약 4시간 만에 “서울시의 우려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발표됐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8000가구 공급이 국제업무지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이고, 태릉CC 공공주택 공급 역시 그린벨트 해제 면적에 비해 주택 공급 효과가 미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공방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태릉CC 사업지의 약 13%가 조선 왕릉 보존지역과 겹친다고 비판했다. 종묘 보존을 이유로 세운상가 개발을 제동 걸었던 정부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토부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선행을 분명히 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직접 반박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도 긴장을 한층 고조시키는 원인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정책 책임을 둘러싼 공방은 곧바로 표심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정부와 서울시 모두 공방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상황이다.
부동산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포함한 전 세대의 삶과 직결된 문제다.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길어질수록 시장의 불확실성만 커진다. 현재 시장에 필요한 것은 정책 주도 싸움이나 책임 공방이 아닌 현실적인 해법이다.
정부나 오 시장이나 정치적 이해 득실이 아닌 부동산 시장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협상과 협력에 나서야 한다. '부동산 망국병'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마따나 이대로 부동산 시장을 방치할 경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지속가능할 수 있을 지 조차 의심되는 상황이다. 더 이상 부동산 투기 때문에 초고령화·양극화, 인공지능(AI)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사회·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훼손당해선 안 된다.
부동산은 정쟁의 소재가 아닌 최우선 협력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