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이렇게 잘할 줄이야”...퇴직연금, 은행·증권이 긴장하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05 09:03

보험업권 퇴직연금 적립금 100조원 돌파
작년 말 원리금보장형 평균 수익률 3.1%

DC형·IRP 수익률도 증권사 수치 상회
“수익률 키워 증권사·은행권에 대항”

최근 보험업권의 수익률

▲보험업권은 증시 호황을 기점으로 은행권과의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에서 자산운용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보험업권의 수익률과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타 업권 사업자 대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규모에서 앞서가는 은행권이나 전통적인 수익률 강자인 증권업권보다 수익률을 늘리고 있어 향후 판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5일 금융감독원에 공시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국내 16개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4조7415억원으로 전분기 93조3552억원 대비 10조원 이상 불어났다. 전년 동기 97조5000억원 기록과 비교해도 7조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는 130조335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증가 속도를 유지할 경우 전통적인 수익률 강자인 증권사의 적립 규모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아직 은행권의 적립금 규모를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60조5580억원을 기록해 보험업권의 두 배 이상을 나타냈다.


최근 보험업권은 증시 호황을 기점으로 은행권과의 수익률 경쟁에서 자산운용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의 연간 평균 수익률은 3.1%을 기록했다. 은행(2.8%) 평균보다 높고 업권 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증권사 평균 수익률(3.33%)과도 0.23%p 차이에 그쳤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도 증권사에 뒤지지 않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DC형 원리금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22.76%, IRP의 원리금비보장형 수익률은 22.09%를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같은 유형 상품의 수익률에서 각각 22.24%(DC), 22.47%(IRP)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DB손해보험이 IRP 상품에서 27.85%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현대해상도 22.84%의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증권사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증권업권의 DC형 수익률의 경우 KB증권(23.32%), NH투자증권(23.22%), 신한투자증권(22.87%), 현대차증권(24.62%)을 제외하고 10여 곳에 이르는 다수 증권사가 19~21%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IRP 수익률은 하나증권(21.01%)을 제외한 증권사들이 모두 16~20%대 수익률에 그쳤다.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증가세는 확정급여(DB)형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업권의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80조3846억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있다. DB형은 근로자가 받을 고정된 퇴직급여 수준에서 회사가 운용해 수익률에 따른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이 주를 이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에 현재까지 보험업권은 개인이 운용하는 방식의 DC형과 IRP 상품의 가입률이 높지 않아 적립금 규모에서 타 업권보다 밀리는 모양새였다. 통상적으로 DB형은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보험업권이 은행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경우 DB형 사업이 유리하게 돌아가는 보험업권의 경쟁력이 커질 전망이다. 은행권이 예대마진 구조나 금리 민감도로 인해 장기 확정 부담을 꺼리는 특성을 지니는 것과 달리 보험업권은 자산부채관리(ALM) 운용 능력이 특징으로, 장기 확정금리 상품 운용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는 환경을 기회로 삼고 운용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퇴직연금 고객은 평균 가입 기간이 길고 국내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어 보험사의 초장기 자산운용에 강점 역량에 코스피 지수 상승 수혜가 겹쳐 수익률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권은 수익률과 운용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리테일 강점을 지닌 증권사와 은행권에 대항할 수 있도록 역량과 영업력을 극대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원금보전과 안정성을 원하는 고객이 많이 찾는다는데서 최근과 같은 수익률 상승세가 추가적인 강점이 될 것"이라며 “자산운용역량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보험사 자산운용부문 내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대고객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DB형 외에도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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