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영의 아파토피아] “도대체 왜, 하필 지금, 어떻게?”…李 대통령 ‘부동산 전쟁’ 선포 10문10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10 14:22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토피아는 우리가 왜 아파트에 집착하는 지 알아 보기 위해 서울의 인기 있는 주요 아파트단지들을 직접 찾아가 소개하는 코너다. 또 아파트와 관련한 주요 이슈나 현안을 분석·해설해주고 전문가나 화제의 인물을 만나 직접 얘기도 들어 본다. '부동산 전쟁' 선포한 이재명 대통령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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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철폐 등 구체적인 정책까지 개입하면서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해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왜 하필 지금 부동산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나섰으며, 최종적인 정책 목표는 무엇일까? 향후 어떤 추가 정책 카드를 제시할 것이며 부동산 시장에는 결국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장 안팎에선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요지의 집값이 지나치게 불안해진 상황, 본격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함에도 부동산 시장에 발목잡혀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이 이 대통령의 '전쟁 선포'를 이끌어냈다고 보고 있다. 또 다주택자들을 상대로 보유세 강화는 물론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철폐 등 다양한 카드로 매각을 압박해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선거 이후 전면적인 세제 개편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철폐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왜 지금 부동산 전쟁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지 못하면 지방선거도 경기 부양도, 머니무브도 어렵다". 최근 한 여권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최근 서울 강남 3구 등 수도권 1급지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8.98%로, 201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였다. 지난해 3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수요를 묶고 공급을 늘리겠다고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이 대통령과 정부·여당 입장에선 6·3 지방 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필수 과제로 등장했다. 역대 진보 정권들이 부동산 정책을 폈다가 시장을 자극해 집값을 상승시켜 결국 정권 교체로 이어졌던 악몽으로 지방선거 이후에나 본격적인 부동산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는 순간이었다.



현재 내수 활성화의 필수 조건인 금리 인하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반도체 초호황 등 등 수출 호조가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민생 체감 경기를 좌우하는 내수가 극도로 침체돼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한미 관세협상, 12·3 내란 주범 사법처리 등 대내외 주요 현안을 어느 정도 정리했고, 이제는 내수 활성화를 통해 본격적인 민생 경제 개선에 나서야 할 타이밍인 상태였다.


그러려면 금리 인하가 선결 조건인데, 문제는 자칫 금리를 내렸다가 수도권 집값 상승의 불을 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카드를 뽑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역대 진보 정권들이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개혁 정책을 임기 중반에 추진했다가 힘을 잃었고 결국 정권 교체와 정책 변경으로 이어져 시장 불신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 이번에는 임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부치는 쪽으로 작전을 변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최근 코스피 지수가 5000을 조기 돌파하면서 대표 공약 중 하나인 부동산 자산 위주에서 금융 자산으로의 '머니 무브'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의 '이른' 부동산 개혁 공세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다주택자 악마화', 초강경 발언 이유는?

이 대통령은 최근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높은 수위의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지난 3일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은 안타까우면서, 그들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겠지요?"라고 일갈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수위 높은 발언의 배경에는 정책 신뢰도 제고가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초강경 발언'을 통해 그동안 진보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이미지로 불거진 정책 신뢰도 저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실제 과거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민주당 정권에서 부동산 정책은 대부분 좋지 못한 결과를 거뒀다. 과거 사례에 비춰 이번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밑바닥 여론이 형성돼 있기도 하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 달라질 것이라는 '버티기' 여론이 과거 진보 정부 부동산 대책에서 주요 실패 요인이었다는 판단에 이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 '영구적'인 부동산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이고 있다.



'부동산 개혁' 선포에 시장 반응은?

일단 시장에선 이 대통령의 강한 부동산 개혁 의지에 시장에선 매물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6만141건으로 최근 열흘 새 7.1% 증가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전면전'을 선포한 이후로 서울 매물 기근 현상이 소폭 완화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시세 움직임은 아직 더디다. 우선 토지거래허가제 등 3중 규제로 주택 매매 거래 자체가 까다로워지면서 거래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여기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연일 이어지면서 오히려 시장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사태를 관망하면서 움직이려는 눈치 싸움이 더욱 극심해진 상황이다.


'다주택자' 타깃 된 이유

이 대통령이 최근 SNS에서 유독 다주택자를 상대로 강한 비판을 하는 곳은 다주택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1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주택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 비율은 전체 가구의 14.9%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 다주택자들의 소유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주택 중 37%에 달한다.


15%에도 채 못 미치는 가구가 전체 주택 중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택 소유 불균형'이 부동산 시장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들 다주택자는 대부분 소유한 주택을 임대를 내놔 수익을 벌어들인다.


특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이 다주택자들의 임대 수익이 되는 전월세 매물은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트리거로 작용한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전세가 상승은 곧바로 매매가로 이어졌다. 다주택자들의 거둬들이는 임대수익이 증가할수록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감소하고, 집값이 상승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인 것이다.


요 며칠 사이엔 주택임대사업자들도 집중 타깃으로 삼고 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각종 특혜를 주는 제도로 2017년 실시됐다가 아파트는 2022년 폐지되고 현재 빌라, 다세대 등에 대해서만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철폐 검토' 발언은 아파트 제외 이전에 등록해 수혜를 봤던 이들에 대한 양도세·재산세 등 세제 혜택까지 폐지하자는 의도로 분석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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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경남 거제시 견내량 인근에서 열린 남부내륙철도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철폐, 세금 얼마나 더?

오는 5월 9일부터 양도세가 중과되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 시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자는 30%p씩 양도세를 더 내야 한다. 3주택 이상자의 경우 지방세를 포함해 최고 양도세율이 82.5%까지 인상된다.


예를 들어 양도차익이 10억원인 아파트를 20억원에 매도할 경우 현행 양도세는 2억6000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폐지되면 2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조치 유예 전 세금에서 126% 오른 5억9000만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65% 오른 6억8000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한다. 세금 부담이 2주택자는 최대 2.3배,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대 2.7배까지 무거워진다.


'부동산 개혁' 다음 카드는?

이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부동산 개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세금을 통한 집값 잡기가 없다는 과거 기조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보유세 강화를 통해 부동산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 세제 개편을 앞두고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5월 9일 양도세 중과 조치 시행 이후 시장 흐름을 한 달여간 지켜본 후, 해당 조치가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6월 초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7월 세제 개편안 발표를 통해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개혁 '종합 세트'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시지가 인상 등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를 올리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 또는 폐지해 '거주' 기준으로 옮기는 방안, 50억 원이상 초고액 주택만 보유세를 중과하는 방법, 다주택자들에게 세입자와의 지분 공유식 매각시 양도세 중과세 면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백출하고 있다.


진짜 서울 집값 잡을까?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달 말 이 대통령의 부동산과의 전쟁 선포 이후 강남과 잠실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호가가 소폭 하락한 매물이 다수 나오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거래량 자체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목할 만한 하락 거래 움직임도 사라지고 있다. 일정 정도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 하락 거래를 유도하는 핀 포인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정책의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 부동산 불로소득을 없애되 시장도 활성화시키는 촘촘한 세제 설계, 재건축·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등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다주택자가 세금을 올려도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정책 효과는 더 약해 질 수 밖에 없다. 결국 기존에 시장에서 사라진 다주택자 물량을 기다리기보다는 새로운 주택 물량이 추가되야 시장의 안정이 확실히 도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 공급 추가 대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집 사야돼?"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들 대응 방안은

정부는 1·29 대책을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수도권 도심에 6만채의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정책에서 주택 공급지로 예고된 지역 대부분이 빨라야 2027년에서 2030년에 착공이 이뤄진다. 실제 입주까지는 빨라도 5년 이상이 더 걸릴 수 밖에 없다. 당장 취직과 결혼 및 자녀 출산, 진학 등을 고려해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들의 입장에서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은 너무 먼 얘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시장 참여 초년생들은 시세보다는 매물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수석위원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로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것은 확실시 된다"며 “주택시장에 처음 참여할 수록 시세보다는 매물에 주목해 물량이 증가하는 타이밍에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경제적인 가격대에 접근하는 매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남 간담회 마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 후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1주택자들은 안심해도 될까?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이른바 '똘똘한 한 채'라고 부르는 고가 주택 소유주들, 강남의 비싼 집을 사놓고도 다른 지역에서 임대로 살고 있는 이들은 무거운 세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엑스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1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가 늘고 있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에 대해서도 강한 규제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엔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면서 사실상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개편을 예고했다.


현행 장특공제는 주택 보유 기간과 거주기간이 길 수록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다. 1주택자의 경우 10년 이상 주택을 보유할 경우 최대 80%까지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의지대로 현재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공제율이 최대 공제율 45%가 적용되던 2008년 초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장기 보유 1주택자도 양도세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세입자들 집 구하기 어려워질까?

양도세 중과 조치 및 보유세가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올해 하반기는 전월세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우선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지방이나 외곽의 주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갭투자자들의 물량이 전세 매물로 나오거나, 실거주 매수자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전세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안정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월세 전환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진 임대인들이 세금 부담을 전월세 가격에 전가할 우려가 있는데, 이 경우 전세 사기 여파로 수요자들의 전세 선호가 떨어진 상황에서 월세를 올려받기 위해 공급 측면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강력 규제에 다주택자가 매물을 모두 정리해 시장에 오히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도 예측된다. 매물 감소는 전월세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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