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 ‘내전’ 점입가경…“절윤·계파갈등·중도 잡아야 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2.12 10:19

친한계 ‘숙청 징계’ 맞불…서울이 ‘계파 전쟁터’
강성 지지층 딜레마…“앞으로는 절연, 뒤로는 포옹”
尹 1심 선고 분수령…“기준 못 박아야 흔들리지 않아”

대화 나누는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중도외연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대 격전지인 서울을 중심으로 당내가 사실상 '내전' 상태에 빠졌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지도부의 충돌이 격해지고, 친한계 '숙청 징계' 공방까지 불붙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준비를 위해선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갈등 해소, 징계 공방 등 계파 충돌 봉합, 중도 확장 기반 마련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선거 모드로 전환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번 내홍의 1차 폭발점은 '절윤'을 둘러싼 갈등이다. '친윤'을 대표한 장동혁 지도부가 노선을 바꾸지 않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당심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민심의 넓은 바다로 서 유권자들이 납득할 만한 당 노선을 정립해 달라"며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단절 및 12·3 비상계엄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는 등 끊임없이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현재 정치 상황과 선거 현실을 고려하면 오 시장의 문제 제기는 정상적인 판단에 가깝다"며 “결국 민심으로 가라는 의미이고, 그 민심은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요구로 읽힌다"고 말했다.



토크콘서트 입장하는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입장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리위 출석하는 배현진 의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당 중앙윤리위는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알렸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 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2차 불씨는 '징계 정치'다. 국힘 서울시당이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당은 지난 9일 한동훈 전 대표에 이어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당 지도부와 당원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제명했다. 윤리위는 이어 친한계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에도 착수했다. 배 의원이 반대 입장문 작성을 주도하면서 이를 서울시당 전체 의견처럼 왜곡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맞서 서울시당은 지난 10일 장 대표의 '핵심'인 고성국 씨에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리며 맞불을 놨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충돌이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장기화될 경우 선거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부 권력 다툼이 계속될 경우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당이 메시지를 하나로 모아도 부족한 상황인데 지도부와 주자가 정면 충돌하는 모습은 최악의 시그널"이라며 “계파 갈등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느냐가 선거 판세의 첫 번째 변수"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도 “선거는 결국 기세 싸움인데 지금처럼 내부 갈등이 계속 중심이 되면 '정권 견제론'이 아니라 '야당 무능론'이 부각될 수 있다"며 “당이 선거판으로 빨리 돌아오지 못하면 중도 확장은 구호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앞에 모인 윤석열 지지자들

▲1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 설정도 딜레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절실하지만 이른바 '윤(尹) 어게인' 세력이 당 지지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단절도, 포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친한(친한동훈)계 정리에 나선 뒤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는 최근 “정당의 1차 목표는 선거 승리"라며 중도 확장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장 대표는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변화를 시사했고, 신동욱 최고위원 역시 “중도층에 매력적인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을 대변해온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선거에 이기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하며 속도 조절론을 꺼냈다.


다만 여전히 장동혁 지도부는 부정선거론과 12·3 비상계엄 옹호론을 펼치는 강성 지지층과 선을 긋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김 최고위원회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에게 “형님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전략적으로 접근해 가니까"라면서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해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친한계에선 “윤 어게인과의 정치적 위장 이혼"(안상훈 의원),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데 진정성을 어떤 국민이 믿어주겠느냐"(박정훈 의원)는 비판이 분출했다.


윤석열 '체포 방해' 등 1심 징역 5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절윤'을 '사람을 버리는 문제'로 끌고 가지 말고 당헌, 공천, 공식 메시지 등을 통해 자체 기준을 설정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정치평론가)은 “절윤한다고 선언해버리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지금 세력이 있는 걸 인정해야 한다"면서 “당헌, 공천 기준, 메시지 체계로 최소한의 기준을 못 박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설 연휴 직후인 19일로 예고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같은 변수가 닥쳐도 지도부가 그때그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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