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 3마리를 촬영한 사례가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최근 수년간 대규모 환경 개선 투자를 마무리하며 공장 구조 전반을 재정비했다.
단순히 방류 수질 수치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하수·폐수·강우 등 제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출 경로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통제하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변화의 폭이 크다는 평가다.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제련소 앞 하천의 석포2~4 지점은 최근 수년간 평균 1~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카드뮴·비소·납·수은 등 주요 중금속 농도 역시 검출한계 미만으로 관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 지점인 '석포1'과 하류 지점의 수질을 중장기적으로 비교해도 뚜렷한 격차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제련소 조업이 낙동강 본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달 서식으로 확인된 수환경 안정성
제련소 인근 수환경의 변화는 생태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제련소 직원이 출근길에 공장 앞 하천에서 수달 3마리를 촬영한 사례가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촬영 시점은 2026년 1월 9일 오전 7시 30분경으로 전해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수달을 해당 지역 수환경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종(Indicator Species)으로 분류한다.
수달은 먹이사슬 상위에 위치해 수질과 서식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제련소 인근에서의 안정적 서식은 하천 생태계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낙동강 상류 구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열목어와 산양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시설과 자연 생태계가 인접한 공간에서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관리'에서 '차단'으로…환경 패러다임 전환
▲구조적 수질관리 체계 완성. 제공-영풍 석포제련소
석포제련소가 지난 5년여간 추진해 온 환경 투자의 핵심은 오염물질을 사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에서, 애초에 외부 유출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봉쇄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제련소 외곽 약 2.5km 구간에 구축한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이다.
차수벽을 통해 공장 하부를 통과하는 지하수의 외부 이동을 차단하고, 내부에서 양수·정화 과정을 거쳐 공정수로 재활용하는 순환 체계를 마련했다. 오염 가능성을 차단하는 동시에 수자원 재이용까지 구현한 구조다.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도 도입했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전량 회수·재처리하는 방식으로, 예외 상황까지 고려해 외부 방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강우 대응 체계 역시 대폭 강화됐다. 초기 강우 80mm까지 전량 담수 후 재이용하도록 설계해 법적 기준(5mm)을 크게 상회하는 관리 수준을 적용했다.
우수는 공장 내 배수로를 따라 비점 저류시설로 유도된 뒤 저장소에 보관되며, 이후 100% 공정수로 재활용된다.
아울러 습식공장 하부 약 1만7000평 부지에는 콘크리트·내산벽돌·라이닝으로 구성된 3중 차단 구조를 적용했다. 토양과 지하수로의 침투 가능성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설계다.
이 같은 구조적 개선 이후 카드뮴은 2022년 이후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아연 역시 장기간 불검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 수치 개선을 넘어 배출 경로 자체를 제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5400억 원 투자…공장 인프라 전면 재설계
석포제련소의 환경 개선은 설비 증설 차원을 넘어 공장 인프라를 전면 재구성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영풍은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5400억 원가량을 투입했다.
환경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모니터링 중심의 관리 체계를 넘어, 유입·유출 경로를 설계 단계에서 통제하는 고도화된 수질 관리 방식으로 평가한다.
공정 조건에 따라 농도를 조절하는 대응형 시스템이 아니라, 배출구 자체를 제거하는 구조적 접근이라는 점에서다.
회사 측은 향후에도 환경 투자를 이어가 장기적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영풍 관계자는 “과거의 문제를 보완하는 단계를 넘어 오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 낙동강 수계를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제련소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