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고급화로 가격 상승, 젊은세대 진입장벽 작용
10년새 신차등록 점유율 26→19% ‘10년래 최저’
미래고객층 기반 위축…소유→공유 소비패턴 이동
다양한 가격대·모델 확대, 구독구매 등 전략 필요
▲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 시장. 사진=연합뉴스
완성차 기업들이 수익성이 높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프리미엄 모델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면서 20·30세대가 신차 시장에 접근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20·30세대가 신차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할 경우 장기적으로 자동차 시장의 '세대 공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세단 중심이던 국내 자동차 시장은 차량 크기와 옵션 사양이 꾸준히 상향되면서 SUV·고급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고급 편의사양이 기본화되면서 차량 평균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했고, 이는 젊은 세대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6만1962대로, 전체 승용 신차 등록 대수(110만2051대)의 5.6%에 그쳤다.
20대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16년 8.8%였지만, 최근 5년간 2021년 8.0%, 2022년 7.8%, 2023년 7.2%, 2024년 6.7%로 하락하다 올해 5.6%까지 떨어졌다. 이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해당 수치를 집계한 2016년 이후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30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30대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20만9749대로 20만9749대로 집계됐다. 등록 비중은 19.0%로,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20대와 마찬가지로 3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도 2016년에는 25.9%에 달했지만, 올해 19.0%를 기록하며 10년 새 6.9포인트(p) 하락했다. 역시 10년래 최저 비중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완성차 기업들의 고급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앞세워 브랜드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제네시스 주요 모델 가격대는 4000만원대에서 1억원 이상까지 형성돼 있어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가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소형 세단과 경차 등 엔트리 모델의 선택지는 과거보다 줄었고, 신차 시장에서 '첫 차'로 삼을 만한 모델은 상대적으로 희소해졌다.
게다가 실용성을 앞세운 SUV 모델들 역시 3000만~400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를 사기보다 필요할 때 빌려 쓴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렌트·리스·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차량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도 점차 약해지는 추세다.
전동화 전환 역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기차는 유지비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초기 구매 비용이 여전히 높다. 보조금을 적용하더라도 상당수 모델이 3000만~4000만원 이상에 형성돼 있어 소득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20·30세대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국 브랜드 가치 제고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전략적 선택이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 고객층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세대가 첫 차 경험을 다른 브랜드나 공유 플랫폼에서 시작할 경우, 완성차 업체의 중장기 고객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가격대와 차급의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엔트리 모델 확대와 금융 프로그램 개선, 구독형 서비스 도입 등 보다 유연한 접근이 병행돼야 세대 공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제조사들의 고급화 전략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가격이 과거와 비교해 지나치게 상승했다"며 “경기 둔화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신차 시장은 점점 접근성이 낮아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젊은 세대를 핵심 고객층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트렌드에 맞게 '소유' 중심에서 '공유' 중심으로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구독 서비스 등을 도입해 일정 금액을 받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