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수 판매 39% 급감…올해도 반등 동력 부족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2종 의존…라인업 한계 지적
프리미엄 브랜드 GMC 수입 전략 가동…효과 ‘미지수’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사장.
내수 부진 장기화와 철수설로 흔들리고 있는 한국지엠이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중견 3사로 묶이는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가 올해 초반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 회복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지엠은 올해 미국 GM 본사의 고가 프리미엄 모델 도입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국내 차시장에서 한국지엠의 위상 및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올해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은 1만5094대로 전년 대비 39.2% 크게 줄었으며, 올해 초반에도 부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1월 765대, 2월 927대의 초라한 내수 실적에 그쳤다. 두 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8%, 37.4% 급락한 수준이다.
업계는 한국지엠의 부진 원인으로 제한적인 제품 라인업을 꼽는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한국지엠 차종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두 모델뿐이다. 이마저도 최근 큰 변화 없이 판매가 이어지면서 상품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신차 투입과 마케팅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SUV·픽업 브랜드인 GMC의 허머 EV, 아카디아, 캐니언 등 3종을 국내에 들여와 브랜드 존재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차 대부분이 수입모델 중심인데다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 정서와 얼마나 맞아떨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한국지엠이 올해부터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기로 하면서 소비자 서비스 축소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 속에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영센터 부지 등 자산을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고객 서비스는 전국 380여 개에 이르는 협력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협력 서비스센터만으로는 제조·설계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이나 정밀·고위험 작업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서비스 대응 역량 약화로 이어질 경우 향후 신차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중견 완성차 경쟁사인 르노코리아와 KGM은 신차 효과로 거둬며 국내 시장에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국내 흥행에 이어 올들어 3월부터 준대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필랑트'를 출시하고 반등세를 이어간다는 포부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내년에도 순수 전기 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에 이어 전동화 시장 전반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KGM 역시 올해 초 신형 픽업트럭 '무쏘'의 신차 효과로 내수 시장에서 반등 흐름을 타고 있다.
KGM은 지난 1월 내수 시장에서 318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8.5% 끌어올렸고, 이 가운데 무쏘 신차가 1123대로 월간 실적의 약 35%를 차지했다.
2월에도 설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수에서 전년 대비 38.3% 증가한 3701대를 기록하며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르노코리아와 KGM이 신차 출시를 앞세워 내수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지엠은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시장 수요에 맞는 전략모델을 내놓아야 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내수시장에서의 성공 공식은 세단보다 SUV, 그 가운데서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모델"이라며 “특히 중형 SUV에 하이브리드가 적용될 경우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 SUV를 통해 내수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만큼 한국지엠 역시 수입 모델 중심의 판매 전략보다는 중형 SUV급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투입하는 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