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은 끝났습니다”...월말 다가올수록 ‘닫히는’ 대출창구 [이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05 09:39

가계대출 증가율 1.5% 묶고 월별 관리
주담대·신용대출 동시 압박
월초 쏠림, 월말 차단 반복

2금융-고금리로 밀리는 취약차주
이자 부담·사금융 우려

서울 아파트 거래량 77% 감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정부가 이달 초 기존보다 강화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으면서 추후 시장 변화에 이목이 모인다. 대출 총량 자체를 줄이면서 조건이 충족하면 대출이 나왔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조건과 관계없이 한도가 막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이 보다 촘촘한 관리 방안도 내놓으면서 연중 내내 대출이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실수요자의 대출 공급 불균형이나 취약층의 사금융 이용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고강도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가계대출 총 증가율 목표치는 1.5%로 제한하며 전년 실적인 1.7%보다 더 줄이기로 했다. 민간·정책금융간 공급 비중을 감안해 정책대출 비중은 현행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당국은 금융사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월마다 일정 비율 이하로 유지되도록 하며, 월별·분기별 세부 목표를 설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총량과 별도로 주담대 관리 목표도 신설해 도입할 방침이다.


임대사업자와 개인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 주담대 만기연장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임차인이 있는 경우 일부 예외만 허용한다. 사업자대출 용도로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사는 경우 전 금융권의 대출을 3년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이번 방안 적용 이후 수요자 입장에서 대출 문턱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주담대 관리 목표를 도입해 핀셋 관리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은행권이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을 줄이고, 주담대를 늘리는 방식으로 총량을 조절해왔던 방식마저 허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순차적인 규제 적용 이후 저축은행마저 서민 대출 공급이 1년새 1조원 넘게 줄어드는 등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이 매우 높아지는 추세다.


대출

▲월별 총량관리로 인해 매달 말 반복적인 대출 절벽 현상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이런 가운데 시장 금리도 상승 중으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는 등 대출 환경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중저신용자나 청년층은 고금리 2금융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이 금융사마다 대출 규모를 관리하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에도 LTV(최대 70%)와 대출 한도(2억~6억원)에 제한을 두는 등 풍선효과를 차단하면서 정책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취약계층의 금융 절벽과 사금융 내몰림 현상도 우려된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가 1.5% 증가율에 맞춰 하위 계층부터 대출을 거절하는데다 법정 최고금리(20%) 제한으로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은 서민 취약계층 차주를 고려해 금융사의 가계대출 관리실적 집계에 정책서민금융·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분 등 예외 인정 물량을 확대해 최대한 정책 대출 수용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월별 총량관리로 인해 매달 말 반복적인 대출 절벽 현상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당국은 연말로 쏠리던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지만 매달 은행권의 증가율 관리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잦은 수요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조건임에도 월초·월말에 따라 대출 여부가 달라지거나 수요 조절을 위한 금리 왜곡 현상도 짙어질 수 있다.


당국이 월별 목표를 초과할 경우 다음 달 목표치에서 차감하는 방식의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이 이전보다 철저한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대출을 일으키는 수요자들이 매달 한도소진을 피해 월 초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 하반기나 월말에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들에게 공급 불균형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매달 중순 이후 일시적 대출 중단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대출 증가율 목표 자체가 이전보다 타이트하게 설정됐기 때문에 금융사들이 대출 가능 여유분을 많이 두지 않고 강경하게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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