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미군의 해상 봉쇄를 장기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억제해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공습을 재개하거나 분쟁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보다 위험이 낮은 선택지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결정으로 미국과 이란 간 '전쟁도, 합의도 없는'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미국은 이에 대응해 이란 경제를 압박하기 위해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이른바 '역봉쇄' 작전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그들이 '붕괴 상태'에 처해 있다고 알렸다. 그들은 우리가 가능한 빨리 해협을 개방하길 원한다"며 봉쇄 효과를 과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과 같은 복잡한 쟁점은 후속 협상으로 미루는 대신, 미국이 대(對)이란 봉쇄를 해제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중간 단계 합의에 응할 의향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으며, 이를 성실한 협상 태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심 요구 사항인 '모든 핵 활동 해체'를 수용할 때까지 강한 압박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일정 수준의 통제권 유지를 주장하고 있는 점도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평가된다.
다만 CNN에 따르면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란이 수일 내 새로운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이미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브렌트유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해 배럴당 111달러 선 위에서 마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도 해협 봉쇄나 전쟁 장기화가 경제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24~27일 미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0%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2기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직전 조사(15~20일·36%)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47%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으며,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생활비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는 22%로 직전 조사(25%)보다 낮아졌다. 실제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쟁 이후 40% 이상 상승해 갤런당 약 4.18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 경제 전반에 대한 지지율은 27%로, 1기 행정부 당시보다 낮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최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