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저항성 조현병 약 ‘클로자핀’, 뇌 미세구조 바꾼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4.29 08:36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 연구논문 발표

뇌 MRI 분석으로 감지 어려운 미세 변화, '질감 분석' 통해 확인

[사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문선영 교수,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조원익 석사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문선영 교수,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조원익 석사(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은 29일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공동 제1저자 정신건강의학과 문선영 교수,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조원익 석사)이 뇌 MRI를 정밀 분석한 결과, 1차 치료제가 듣지 않는 조현병 환자에 널리 쓰이는 '클로자핀'이 뇌 미세구조에 유의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현병 환자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치료를 받는데, 70% 정도는 1차 항정신병약물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치료반응성 조현병'에 해당한다. 그러나 조현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약 30%는 1차 항정신병약물을 두 가지 이상 투여 받았음에도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저항성 조현병'으로 분류되는데, 이 경우 '클로자핀'이 사용된다.


그런데 클로자핀을 투여 받은 환자 중 무려 40∼70%가 충분한 치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클로자핀이 뇌 안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효과를 내는지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를 위해 뇌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구조적 변화까지 살펴야 하지만 기존의 뇌 MRI 분석은 부피나 두께처럼 큰 변화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미세구조의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뇌 미세구조 변화까지 측정 가능한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에 기반, 클로자핀이 뇌 미세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 33명과 치료반응성 조현병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각각 클로자핀과 1차 항정신병약물을 18주간 투여했으며, 치료 전후 18주 간격으로 뇌 MRI를 촬영해 질감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클로자핀을 투여 받은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약물에 반응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치료 후 좌측 뇌 안쪽 영역(미상핵)의 질감이 유의하게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당 부위의 미세구조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1차 약물을 투여 받은 치료반응성 환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반응 여부와 별개로 클로자핀 자체가 뇌 미세구조, 특히 조현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미상핵의 미세구조에 변화를 유도했음을 나타낸다.


김 교수(교신저자)는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최소 2가지의 1차 치료제를 시도한 뒤에도 반응이 없을 때 최후의 보루로서 클로자핀을 투여하게 되므로 치료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면서 “본 연구는 향후 클로자핀에 반응할 환자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줄이고 치료 시작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정신의학 분야 학술지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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