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시밀러 M&A 경쟁…K-바이오, 투자확대 ‘맞대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05 08:30

인도 ‘선파마’, 17조원 규모 M&A 추진…바이오시밀러 7위권 진입
美 최대 제네릭기업 암닐도 참전…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 본격화
셀트리온 설비투자·개발전략 조정…삼성에피스 파트너십·직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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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진행되며 전운이 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향후 5~10년간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대거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진행되며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글로벌 규제 간소화 흐름도 가속화하면서 시장 지배력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인도 최대 제약사인 선파마는 지난달 26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오가논을 약 117억5000만달러(17조4000억원) 규모로 인수한다고 밝혔다.


오가논은 지난 2021년 미국 머크(MSD)로부터 분사한 여성건강분야 선두기업으로,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을 전세계 140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오가논은 지난해 총 매출 62억1600만달러(9조2000억원) 가운데 11%에 달하는 6억9100만달러(1조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매출을 기록한 기업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미국 바이오젠 등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파트너로서 150개국에 판매망을 구축했다.


선파마는 이번 오가논 인수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 25위권과 바이오시밀러 기업 7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파마의 오가논 인수에 앞서 미국 최대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기업 암닐파마슈티컬스도 지난달 22일 카시브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00%를 11억달러(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암닐 측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두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일리노이·뉴저지와 인도 등 4개 생산시설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닐은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로 인한 수요 증가로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을 올해 2만6000ℓ 규모에서 오는 2028년 7만5000ℓ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필요에 따라 2만5000ℓ씩 추가 확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설계하는 한편, 이를 위해 연간 3000만~5000만달러 규모의 자본을 투자할 방침도 세웠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상용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12개까지 확대하고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총 20개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M&A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지닌 성장 잠재력이 자리하고 있다.



암닐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총 3000억달러(443조1000억원)에 달하는 바이오의약품들이 특허 만료될 예정이며,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은 1100억달러(162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230억달러) 대비 약 5배 성장한 규모다.


이 밖에 암닐은 △의료비 절감 효과로 인한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침투율 증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간소화에 따른 개발기간 2년 단축(7년→5년) 및 비용 50% 절감(1억5000만달러→7500만달러) △제한된 바이오시밀러 경쟁 환경(상위 10개 기업이 주도) 등도 바이오시밀러 투자 근거로 지목했다.


특히 임상 간소화 정책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핵심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추진되며 글로벌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으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등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 송도 캠퍼스에 1조2265억원을 투입해 총 18만ℓ 규모 4·5공장을 증설하고, 지난해 인수한 미국 브랜치버그 생산시설(6만6000ℓ)을 14만1000ℓ까지 확장하는 등 국내외 원료의약품 생산역량을 총 57만ℓ까지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아직 추진 단계에 있는 글로벌 임상 간소화 흐름을 자사 프로젝트에 선제 반영해 임상 규모 등 개발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비용을 추가 파이프라인에 투자하는 방식의 개발 전략 조정에도 나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 산도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상업화를 위한 조기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직판체제를 확대하는 등 국가별 판매전략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최근 전통 제네릭 강자들의 바이오시밀러 기업 인수는 세계적인 임상 간소화 및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만료에 따른 것"이라며 “'황금의 10년'을 대비해 생산 원가를 낮추고 유통망을 장악하기 위한 '규모의 경제'와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의 경쟁'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박주성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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