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주간 시황 그래프. 자료=한국해양진흥공사 제공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선사들의 할증료 인상과 남미 곡물 출하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한 '주간 해운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건화물선(Drybulk)은 남미 곡물 피크와 케이프선의 견조함이 시장을 이끌었고 컨테이너선은 비수기임에도 선사들의 적극적인 운임 방어와 할증료 도입으로 상승했다. 유조선 시장은 이란의 아랍 에미리트(UAE) 항만 공격으로 중동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운임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건화물선, 남미 곡물 피크·양대 수역 수요가 견인한 상승장
건화물선 시장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8일 기준 발틱 운임 지수(BDI)는 전주 대비 248포인트(9.1%) 상승한 2978포인트를 기록하며 30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KOBC 건화물선 종합 지수(KDCI) 역시 10.5% 오른 2만8692달러를 기록했다.
선형별로 대형선인 케이프(Cape)는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도 서호주 항로에서 마이너 광업사들의 활발한 성약 활동으로 운임이 올랐다. 중국 노동절 이후 철강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원료 구매 심리가 회복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선물(FFA) 시장에서는 5·6월물이 강력한 백워데이션(현물 고평가) 구조를 보이며 2분기 말 하향 안정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중형선인 파나막스(Panamax)는 남미 대두 피크 시즌 유지와 북미 옥수수 수출 급증이 지수를 강하게 견인했다. 수프라막스(Supramax) 역시 대서양 곡물 항로 강세와 아시아 석탄 수요가 맞물리며 지지력을 유지했다.
◇컨테이너선, 비수기 뚫은 선사들의 '할증료' 승부수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전주 대비 42.81포인트 상승한 1954.21을,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2포인트 오른 2194를 기록했다.
비수기 진입으로 실질적인 화물 수요가 둔화됐음에도 운임 상승을 주도한 것은 미주와 남미 등 장거리 원양 노선이었다. 주요 선사들이 비상 연료 할증료(EFS)와 성수기 할증료(PSS)를 적극 도입한 결과다. 일례로 선사 MSC는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의 EFS를 FEU당 430달러에서 644달러로 대폭 인상했고 CMA-CGM은 5월 1일부로 아시아-북미 전 노선에 FEU당 2,000달러의 PSS를 전격 도입했다.
중동 항로는 미국-이란 간 협상 소식에도 이란의 CMA-CGM 컨테이너선 공격과 HMM 운영 화물선·고속정 위협 등 보안 사고가 이어지며 우회 운항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 재편과 관련된 굵직한 소식도 전해졌다. 독일 하팍-로이트(Hapag-Lloyd)는 이스라엘 선사 짐(ZIM) 주주들의 압도적 찬성(97%)으로 42억 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통과시키며 선복량 300만 TEU 이상의 초대형 선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아울러 머스크(Maersk) 최고 경영자(CEO)는 중동 전쟁이 종식될 경우 아시아-유럽 항로 운항 시간 절감을 위해 홍해 및 수에즈 항로 상업 운항 복귀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UAE 석유터미널 피격에 VLCC 반등…유가는 '휴전 기대'로 하락
유조선 시장은 중동 지역의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 선종별 운임이 엇갈렸다. 5월 초 이란이 UAE 푸자이라(Fujairah)항 석유터미널을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소식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며 중동-중국 구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단기 급등 후 강보합세를 보였다. 수에즈막스(Suezmax) 역시 중동 긴장 고조로 서아프리카 등 대서양 수역의 대체 원유 수요가 몰리고 미국 원유 재고가 크게 줄면서 강세를 탔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 외곽마저 위험에 노출되자 화주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아프라막스(Aframax)와 제품선(LR2, MR)은 용선 활동 급감과 가용 선박 증가로 운임이 하락했다.
한편 해상 운송 리스크 고조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주 대비 배럴당 6.52달러 하락한 95.42달러를 기록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전개하고 미국-이란 간 14개 항목에 달하는 휴전 양해각서(MOU)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원유 공급 불안 심리를 잠재웠기 때문이다. 반면 벙커유(선박 연료유) 가격은 푸자이라항 피격 여파로 싱가포르 등 주요 항만에서 일시 급등하는 불안정한 장세를 보였다.
◇신조선가 '강세' 랠리, 중고선·해체선은 약세 전환
선박 매매 시장에서는 신조선가(Newbuilding)가 전 선형에 걸쳐 랠리를 이어갔다. 18만 톤급 케이프선 신조선가는 7200만 달러, 31만 톤급 VLCC는 1억2746만 달러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5년 선령의 중고 선가는 선종별로 희비가 엇갈려 케이프와 수에즈막스 등은 전주 대비 상승한 반면 캄사르막스, 파나막스, VLCC 등은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방글라데시 기준 인도 대륙의 선박 해체 가격은 벌커와 탱커 모두 전주 대비 톤당 5달러 하락(벌커 430달러, 탱커 435달러)하며 약세로 전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