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브레이크’ 세게 밟은 은행권...중저신용자 ‘한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11 12:30

5대 은행 가계대출
1분기 목표치 밑돌며 줄감소

총량 규제 강화에
인터넷은행까지 ‘속도 조절’
“중저신용자·실수요자 피해” 우려

대출창구

▲서울 시내 한 은행 입구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금융당국의 고강도 총량 규제 여파로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사실상 '역성장'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당국 눈치를 보며 대출 문턱을 낮추기보다 오히려 조이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실적은 대부분 연간 관리 목표치를 밑돌았다. 일부 은행은 목표 증가분보다 실제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감소 폭이 컸던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8500억원으로 제출했지만 1분기 말 기준 실제 대출 잔액은 오히려 1조5896억원 줄어 목표 대비 -187.0%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올해 증가 목표치는 9092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1조6143억원 감소하며 -178.0%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당국 목표치를 초과하면서 올해 관리 강화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1조5402억원, 우리은행은 3447억원의 가계대출이 각각 줄었다. 목표치 대비 감소율은 각각 -175.0%, -41.7% 수준이다. NH농협은행 역시 연간 목표 증가액 8700억원과 달리 실제로는 1조3551억원 감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공격적인 대출 확대보다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올해 목표치가 6673억원이었지만 1분기에는 2237억원 감소했다. 카카오뱅크는 목표치 3965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2052억원만 집행됐고, 토스뱅크는 목표치 5502억원 중 370억원 공급에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당국의 총량 규제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유지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 나온다. 올해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1.7%에서 1.5%로 낮췄고, 은행별로는 전체 허용량의 60~70% 수준만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에도 별도 관리 목표를 설정하면서 은행들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연초 은행권이 대출 공급을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집행하는 흐름이 있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규제 영향으로 대출 수요 자체도 위축됐다고 보고 있다.


상호금융권까지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도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 순증 목표를 사실상 '0%'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고 농협, 신협 등도 비조합원 대상 대출 제한에 나선 상태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총량 관리가 과도하게 경직적으로 운영될 경우 중저신용자나 생계형 차주들의 금융 접근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런 부작용을 의식해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대안 신용평가 체계 구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인영 의원은 “은행권이 총량 목표에만 매달려 문턱을 일괄적으로 높인다면 그 부담은 결국 중저신용자와 생계형 차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은행권이 정책서민금융 확대와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 등을 통해 청년, 자영업자들의 금융 접근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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