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5월 10일…양당 대표 발언·SNS 전수 분석
鄭, 영남 누비며 ‘내란 청산’…“경북 빼고 다 성적표”
張, ‘이재명’ 집중 포화…“TK·PK 사수가 생존 조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22일 앞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 청산'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심판'을 앞세우며 유권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전국을 누비며 후보 띄우기와 영남권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한 반면, 장 대표는 안보와 민생 실정을 부각하며 보수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12일 본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열흘간 양 대표의 SNS·홈페이지 발언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정 대표는 총 39건의 공개 발언에서 '국민'을 172회 언급했다. '대한민국'(147회), '이재명'(146회), '후보'(142회), '민주당'(126회)이 뒤를 이었다. 장 대표는 44건의 공개 발언에서 '이재명'을 156회 언급했다. '대한민국'(97회), '후보'(90회), '국민'(83회), '민주당'(66회)이 뒤를 따랐다.
◇ 鄭 “내란 세력 준동 뿌리 뽑겠다"…영남 370회 언급·강행군
정 대표의 메시지는 '내란 청산'을 핵심으로 삼았다. 국민의힘 공천을 “윤 어게인 공천", “내란 공천"으로 규정하며 이번 지방선거를 단순한 지역 선거가 아닌 내란 세력을 뿌리 뽑고 나라를 바로잡는 선거로 규정했다.
부산 현장 최고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부산 발전의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방선거 승리와 국정 성공을 하나로 묶었다.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내란 세력의 준동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정 대표가 '이재명'보다 '국민·대한민국'을 전면에 내세운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여당 대표로서 국민을 위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내란 청산' 프레임을 선대위 출범 시점에 다시 전면화한 것에 대해서는 “이진숙·추경호 등 논란이 된 인물들이 공천을 받으면서 국민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중도층 표심 확보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별 언급에서 '영남'이 370회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부산 현장 최고위, 부산·울산·경남 공천자대회,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이 주요 일정으로 채워졌다. 4월에만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각각 세 차례씩, 울산도 한 차례 방문한 정 대표는 이달 들어서도 '포항→부산→창원→진주→부산→포항'으로 이어지는 영남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 대통령의 TK·PK 국정 지지율 선전을 고려하면 정 대표 입장에선 경북지사 선거 정도를 제외한 모든 선거가 자신의 성적표와 직결되는 전쟁터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배경에는 여론 지형의 변화가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5월 1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59.7%로 60%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이 48.7%로 국민의힘(30.9%)을 17.8%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14주 연속 오차범위 밖 간격을 이어갔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지지율(39.8%)이 국민의힘(35.1%)을 웃돌았고, 대구·경북에서도 국민의힘(49.7%)과 민주당(30.4%)의 격차가 20%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상태다.
후보 언급도 구체성을 띠었다. 전재수, 하정우, 추미애, 박찬대, 위성곤, 김경수 등 후보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력과 지역성을 함께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전재수가 필승 카드이고 전재수가 정답", “뛰어난 추진력의 추미애 후보는 교통혁신과 산업혁신 클러스터 구축으로 경기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맏형으로 우뚝 세울 것"이라고 했다. '착!붙 공약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전담부서 설치, HPV 백신 접종 확대, 1인 가구 정착 지원 등 생활 밀착형 공약도 발표했다.
◇ 張 “이재명 동물농장 노예 되느냐"…'이재명' 156회 직격·보수 결집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포화를 멈추지 않았다. 공소취소 특검을 겨냥해 “이재명 한 사람의 범죄를 지우기 위해 인력 350명을 동원하고 국민 혈세 수백억을 갖다 쓰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이재명 최고존엄법'을 만들라"고도 했고, 이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에 빗대 “'최고존엄 넘버 2'라도 되고 싶은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또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사느냐, '이재명 동물농장'의 노예가 되느냐"며 유권자 선택을 촉구했다.
부동산을 두고는 “정원오 부동산 공급 대책은 부실한 이재명 정책의 복사판"이라고 했고,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통령, 증시 부양에 올인할 것이 아니라 노란봉투법 같은 악법부터 고치고 경제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코스피 7000 돌파를 두고도 “대통령이 도박판 증시의 쩐주가 돼선 안 된다"고 맞받았다. 이재명 정부의 공정임금 정책도 “소상공인들에게는 가게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북구에서 열린 박민식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제별 분석에서도 안보·외교 159회, 심판 110회 등 대여 공세 성격의 언급이 '민생'(149회)이나 '공약'(61회)보다 비중이 높았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이 헌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으려 하는 상황"이라며 안보·헌정 질서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보·외교 편중에 대해 최진봉 교수는 “코스피를 비롯한 경제 지표가 계속 상승 중이라 시비를 걸 게 없는 상황에서 안보 이슈를 빌미로 딴지를 거는 것"이라며 “안보 문제는 보수층에 민감한 만큼 결집을 위한 포석"이라고 봤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안보든 민생이든 자기 보수표를 결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것이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지역별 언급에서는 '영남'이 92회로 가장 많았지만, 정 대표(370회)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충청·세종(47회), 경기·인천(36회), 서울(20회) 순이었으며 호남(4회)과 강원(3회)은 미미했고 제주는 언급이 없었다.
박형준, 추경호, 김태흠, 박민식 등 후보를 직접 언급했지만, 지역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칸쿤 정원오'와 일 잘하는 오세훈, '까르띠에 전재수'와 검증받은 박형준,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는 식으로 상대 후보 검증과 자당 후보 대비를 묶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 “TK·PK 뺏기면 장동혁 끝…정청래는 북구갑이 진짜 성적표"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두 대표의 당내 입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장 대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TK·PK를 안 뺏기면 장 대표 체제로 이어가겠지만, 한 곳이라도 뺏겼다면 흔드는 세력이 엄청 클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의 경우에는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그는 “TK·PK에서 승리하더라도 그건 대통령 후광 효과와 후보 경쟁력의 결과"라며 “부산 북구갑에서 이기면 잘했다고 볼 수 있고, 거기서 지면 비난의 화살이 정 대표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영남에서 크게 질 경우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지지율이 착시효과였을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격차다. 영남을 아슬하게 내주는 정도라면 '졌지만 잘 싸웠다'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