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선 돌파 목전에서 하락 전환
반도체가 주도 국내 증시 전망은 긍정적
코스피 상승 속도 과열은 우려되는 지점
▲사진=챗GPT
지난주(11~1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며 8000선을 돌파한 후 이내 하락 전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관련 강경 발언과 미국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증시에 대한 기존의 긍정적인 전망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란 전쟁 평화협상에 대해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고 시중 금리가 상승하던 상황에서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2% 급등한 7822.24를 기록하며 단숨에 8000선을 목전에 뒀다. 12일에는 2.29% 하락 전환했지만, 13~14일 잇달아 상승하면서 8000선 턱 밑까지 올랐다. 다만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에는 6.12% 하락하면서 7493.18까지 내려앉았다.
수급으로 보면 외국인은 5거래일간 연속 매도했다. 한주간 외국인은 19조9930억원 규모의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개인·기관은 이를 받아내며 지수를 받쳤다.
지난주 초중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주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자동차 업종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 기대감이 직접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의 경우 반도체는 부진했으나, 로봇과 2차전지가 강세였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여부가 다음달 중으로 결정될 것이란 언론 보도가 주가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15일 반도체 종목이 크게 빠지며 코스피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시장 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중단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기존의 긍정적 전망을 바꿀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치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박기량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은 견조하다"며 “향후 시장은 거시적 변수가 심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이익 체력이 튼튼한 반도체 주도주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등 증시 주도주에 대한 단기적 대안 확보를 위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밸류체인 내에서 확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통신장비·2차전지·신재생에너지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는 22일 일반인 대상으로 판매되는 국민성장펀드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모집액 6000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와 바이오, 2차전지 등 전략산업 육성이 목적이다. 정부가 손실을 우선 부담하는데다, 세제혜택도 주기 때문에 투자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000억원이 특정 테마나 중소형주에게는 작지 않은 규모"라며 “150조원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후속 투자 기대가 중소형주 수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요소로 지목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지수 50일선 이격도는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0일선 이격도는 현재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당일 주가를 해당일의 이동평균 주가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다. 이 지표가 높을 경우 투자자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해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발표가 마무리돼가고 시선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정학, 금리 등 불편한 요인이 부각된 점은 오늘 하락이 단발성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