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킥스 도입 이후 준비금 부담↑
배당가능익 줄며 배당 확대·재개 줄줄이 제동
삼성생명·삼성화재 제외하면
무배당 보험사 수두룩
“배당 중인 기업, 2~3년 후 제약 심화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배당 여력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급증한 데다 금리·손해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삼성화재는 배당 확대가 점쳐진다. 중기 배당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이 주주환원 재원에 더해지는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도 언급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서 금융 계열사가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은 최대 10%다. 양사가 약 730만주(0.13%)를 매각한 까닭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2조원에 달한다는 평가다.
행동주의 펀드와 공방전을 벌였던 DB손해보험은 앞서 2025년도 현금배당을 전년 대비 11.8% 늘린 데 이어 8월 밸류업 재공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 인수가 마무리되는 것도 주주가치 향상에 일조하는 요소다.
그러나 KB손해보험·신한라이프·한화생명·현대해상을 필두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곳이 더 많은 상황이다. DB손보도 금융당국의 할인율 제도 변경 등으로 배당가능이익이 2년간 1조7000억원 감소했고, 2035년까지 악재가 있다고 밝혔다.
◇ 배당 제약 압력↑…경쟁 심화·규제 개선 지연
▲배당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항목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배당을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항목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이병건 D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기준 손해보험사 빅5(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이 1조43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높은 킥스 비율에 힘입어 적립 비율이 80%였음에도 별도 순이익(1조75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적립을 시작하는 등 생명보험 업권에서도 더욱 무거운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금리 변화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축소되면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과 차이가 벌어졌고, 이 간극을 메울 준비금 적립액이 많아졌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배당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2~3년이 지나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배당 가능성을 상당히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관기관과 기업들이 적립비율을 낮추는 기준선을 현행 170% 보다 더욱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중이지만, 좀처럼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자성도 나온다. 생명·장기손해보험 신계약비 지급액은 2022년 19조원에서 지난해 3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건강보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키우고 높은 수준의 시책을 제시했던 것이 해약환급금준비금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 기본자본 킥스, 저평가 구간 늘린다
제한된 배당 여력은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릴 수 있는 고마진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대체투자 확대를 필두로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등 펀더멘탈 향상에 나섰음에도 증시 훈풍에 동승하지 못한 원인으로도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지수는 전일 기준 3955.87로 지난해 5월23일(1917.67) 대비 10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502.09에서 7847.71로 200% 넘게 급증한 것의 절반에 그쳤다.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로, 코스피(2.40)의 3분의 1 수준이다. KRX 300 금융(0.93배)과 비교해도 낮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금도 부족한 배당가능이익을 더욱 옥죄는 탓이다. 금융지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실시하면 기본자본이 줄어든다. 해당 수치가 50%를 밑도는 기업은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지만,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동원해서 끌어올릴 수도 없다. 중소형사 뿐 아니라 일부 대형사도 배당 재개가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예실차·자동차보험 적자를 줄여 영업실적을 개선하면 배당가능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으나, 고령화와 경상환자 과잉진료 때문에 손해율 안정화가 쉽지 않다"면서도 “보험 업황이 부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된 때에 보완자본의 뒷받침까지 사라지면서 배당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