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전설비 지원사업 시행령 개정
주민 동의 기준 ‘전체→75%’ 완화
지원금 집행·이월 자율성 확대
▲경남 밀양시 단장면에 위치한 송전탑.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주민 지원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주민 동의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그동안 주민 전체 합의가 필요했던 규정을 '주민 4분의3 이상 동의'로 바꾸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한 명 반대'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다음달 3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345kV 이상 송전선로와 변전소 주변 마을에는 주민지원사업과 공동지원사업이 각각 50% 비율로 지원된다. 주민지원사업은 주택용 전기요금 보조 등 주민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이며, 공동지원사업은 복지시설 설치나 소득증대 사업 등 마을 단위 사업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주민지원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려면 마을 주민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주민 대다수가 찬성하더라도 단 한 명이 반대하면 사업 구조를 바꿀 수 없어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기준을 완화해 주민 75% 이상이 동의하면 주민지원사업 비중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역 상황에 맞춰 전기요금 지원 등 직접 지원 중심의 사업을 보다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송·변전설비 인근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송전선로나 변전소 인근 주민들은 전자파 우려와 경관 훼손, 재산권 침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오랜 기간 민원을 제기해왔다. 또한 실제 지원사업 운영 과정에서는 엄격한 합의 기준 때문에 갈등이 반복돼 왔다.
지원금 집행 방식도 일부 개선된다. 기존에는 천재지변이나 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업, 예산 절감 노력으로 잔액이 발생한 경우 등에만 지원금 이월이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원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한 뒤 남은 통상적인 집행잔액도 다음 연도로 넘겨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마을 단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말까지 예산을 모두 소진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민 수요에 맞춘 사업 설계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역 주민들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주민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