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 이어왔는데”…국제은값, ‘역대급 상승세’ 끝물인가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5.29 12:10

은값, 작년 150% 오르고 올해도 두 배 가까이 ‘껑충’
1월 말부터 상승세 꺾이기 시작

월가 전망 제각각
“수요 부진” vs “100달러 다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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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바(사진=로이터/연합)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갔던 국제 은값이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 가격이 다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강세론과 현재 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약세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8분 기준, 국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75.93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은 가격은 지난해에만 약 150% 상승하며 197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연초 온스당 71달러 수준이던 은값이 지난 1월 장중 121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은 가격이 작년초 30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약 13개월 동안 시세가 4배 가량 폭등한 셈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 역시 지난해 온스당 3000달러와 4000달러 선을 잇달아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는 5400달러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1월 말 케빈 워시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자 달러 가치가 급등했고, 이는 약(弱)달러를 전제로 형성돼 있던 귀금속 랠리의 붕괴로 이어졌다. 통상 금·은 가격과 달러 가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과 은 가격은 연초 수준까지 밀리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금과 은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인 만큼 금리가 높아질수록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은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 가격이 지난해 140%가량 급등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현재의 높은 가격 수준이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한 수요 감소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은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양광 패널,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이 때문에 산업 수요 비중이 높은 은은 금보다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UBS는 또 “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이라는 강력한 수요 기반이 있지만 은은 이러한 전략적 수요 기반이 없고 공식 외환보유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며 “민간 투자와 산업 수요 변화에 더 취약해 향후 금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을 감수할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은이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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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국제은값 추이(사진=네이버금융)

HSBC 역시 은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과대평가돼 있다"며 향후 금과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은 가격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금 가격이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금·은 비율(골드-실버 레이쇼)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금값이 오르더라도 은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맥쿼리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은 가격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남은 기간 평균 은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정세가 해결될 때까지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거시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상당한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은값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JP모건, 블랙록 등은 은 수요는 향후에도 견고하기 때문에 은값이 올 연말 온스당 80달러선을 다시 넘어서고, 2030년까지 100달러에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은 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금속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수개월 동안 금 가격 상승이 은 가격을 다시 온스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올해 4분기 은 가격이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위드머 총괄은 이러한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초 수요가 약화하고 있는 만큼 은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은 가격이 다시 온스당 7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태양광 산업의 은 수요는 지난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은 사용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태양광 설치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산업 부문에서 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산업 수요를 의미 있게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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