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물가가 돌아왔다”...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폭이 변수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03 14:33

물가상승률 3.1%·생활물가 3.3%로 급등
유가 충격 본격 반영, 인플레 재확산 우려

신현송 “적절한 시기 금리 인상 필요”
반도체 호황, 성장 우려 줄며 긴축부담 완화
7월 금리인상 초읽기...25bp·50bp 촉각

밥상물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 식당 메뉴판에 음식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물가가 다시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선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가 성장 둔화 우려를 덜어주는 대신 물가와 환율 방어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통위의 선택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유가 충격' 본격 반영...물가, 4월부터 급반등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2%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2.0%를 기록했고, 3월에도 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 상승률은 각각 2%대 초반에 머물며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아직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소비자물가 추이

▲소비자물가 추이. (자료=국가데이터처, 연합뉴스)

하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 생활물가상승률은 2.9%로 높아지며 물가 불안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생산과 유통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전이되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활물가상승률은 각각 3.1%, 3.3%까지 올라서며 물가 재상승이 현실화됐다. 국제유가가 월말 들어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근원물가 '꿈틀'...서비스가격 영향

그럼에도 금통위는 매파적 시그널을 보내면서도 중동전쟁이 얼마나 강하게·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이미 국고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으나,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가 2%대 초반을 유지한 점에 착안한 셈이다.


문제는 5월 금통위 며칠 후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5월 근원물가가 2.5%라고 발표됐다는 점이다. 나들이 시즌이 되면서 국내·외항공료와 승용차임차료를 비롯한 서비스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촉진했다는 분석이지만, 흐름 자체는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는 예측이 어긋나면 국민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소비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확대된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25bp(1bp=0.01%포인트(p)) 인상 의견을 피력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모아지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25bp냐 50bp냐 그것이 문제로다"

기준금리 전망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금통위원들의 인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위원들이 1인 3표 형식으로 향후 6개월 뒤 조건부 전망을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


이르면 7월부터 동결를 멈추고 금리인상으로 돌아선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측이 주로 꺼내드는 카드가 경제성장 저하지만, 반도체를 앞세워 수출이 3개월 연속 월간 8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성장률을 '하드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K-자형' 성장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다른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형국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16.4%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가 인상을 공식화하고 시기와 규모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의 '컨센서스'도 움직이고 있다. 연내 동결을 예상했던 증권사의 예측이 1회+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1회 인상이 2회로 바뀌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4회 인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인하를 단행하면 내외금리차가 줄어들지만, 4월 기준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8%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탓에 쉽사리 낮출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동결되면 미국과 격차가 벌어져 원·달러 환율에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까지 금번 사이클 내 인상 횟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2회 이상을 기본 가정으로 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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