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끝?” 공포 확산…‘코스피 1만2000’ 외친 전문가 전망은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08 17:25

AI 과열 우려에 ‘美 금리인상 리스크’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국제유가 4%↑

“이벤트들 수두룩…주식 담지 말라”
“기술적 조정일 뿐” 장기 강세론도

'검은 월요일' 삼전닉스도 급락 마감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8일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훈풍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온 글로벌 증시 강세장이 본격적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29% 급락한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1분간 8%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수는 장중 한때 7442.73까지 밀렸다. 오전 11시40분께 7846.82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네이버(9.20%)와 SK텔레콤(0.28%)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국내 반도체 양대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18%, 7.6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9.08% 내린 911.39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1000선을 내주면서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주반도체(2.14%)를 제외한 시총 상위 5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3.85% 내린 6만4024.60에 마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6.06%,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홀딩스는 8.01% 각각 하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3.48% 내린 4만3502.78에 거래를 마쳤으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2.96% 하락했다.


JAPAN MARKETS

▲8일 일본 닛케이지수 현황판(사진=EPA/연합)

이번 급락은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그 여파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또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이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날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9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80% 오른 배럴당 97.56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증시 급락을 두고 “최근 몇 주 동안 이어져 온 글로벌 증시 강세장의 최대 시험대"라며 “투자자들은 최근 상승장이 과도했다는 우려와 중동 지역의 재격화된 충돌, 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장은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서온 만큼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AI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한국 증시는 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 시장으로 꼽혀온 만큼 이제는 'AI 쏠림 리스크'의 대표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과정이 한국 증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트라자산운용의 용환석 대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고 있어 일부 공포 매도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STOCK MARKET WALL STREET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사진=UPI/연합)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와 원·달러 환율 급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총 69조4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와 동시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555.2원으로 출발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영향으로 153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손실이 커질 수 있어 국내 주식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블룸버그의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전략가는 “증시를 이끌던 양대 축인 AI와 에너지 모두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바뀌었다"며 “기술주 약세는 아직 약세장 진입보다는 조정 국면에 가깝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향후 2주간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하락은 장기 강세장 속에 나오는 무서운 일이지만 결국 기술적 조정인 것으로 확인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피보나치자산운용글로벌의 정인윤 대표도 “최근 수개월간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크게 상승한 만큼 일정 수준의 조정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이라며 “아직 장기 약세장의 시작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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