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깬 구리 재고·가격 엇박자…중장기 방향성은 정책과 구조적 수요에 달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11 09:02

구리 재고 줄어드는데 가격도 내려가
중장기 가격, 정책·구조적 수요에 달려
가격보다 밸류체인별 마진 구조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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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미나이

창고 안 구리 물량이 감소함에도 구리 현물과 선물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엇박자'가 나타났다. 앞으로 구리 중장기 가격을 결정할 핵심 요소는 정책과 수요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 출렁임에도 관세와 인공지능(AI) 인프라발 수요가 중장기 구리 몸값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구리 현물 가격은 이달 초 톤당 1만3818 달러에서 1만3660 달러로 하락했다. 구리 3개월 선물 가격 역시 동 기간 톤당 1만3832 달러에서 1만3615 달러로 내려앉았다.


LME 구리 3개월 선물은 구리 파생상품 중 만기가 3개월인 선물 상품이다. LME의 구리 현물과 3개월 선물 가격은 글로벌 구리 시장에서 기준 가격으로 사용된다. 여기에 물류와 시장 조건을 반영한 지역 추가금(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구리 재고는 줄어들고 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SHFE)는 지난 5일 기준 주간 구리 창고 재고를 16만9512톤으로 집계했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이는 올해 최저치다. 통상 재고 감소가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임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구리 가격 하락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재고 감소는 시장에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해석돼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재고가 아닌 정책 프리미엄과 구리 수요가 몰리는 방향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의 정제 구리 수입 관세, 인공지능(AI)발 구조적 전력 수요에 구리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국 정부의 정제 구리 수입 관세 결정을 구리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중대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관세가 부과되지 않거나 연기되면 구리 가격이 낮아지겠지만, 관세가 발표되면 구리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서다. 통상 관세는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물건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수요가 변하면서 가격을 비틀 수 있기 때문이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 건설 수요는 약하지만,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금리 상승과 강달러는 단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나, 구조적 수요 등이 이어지는 한 구리 가격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리 가격 자체보다는 구리가 들어가는 밸류체인별 마진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가격 변동이 마진으로 연결되는 수익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AI 인프라와 관련된 전선의 경우 가격 구조에서 고부가 제품 믹스와 프로젝트 가격 결정력이 중요하다. 구리 가격 자체의 변화도 평균판매가격(ASP)에 반영되겠지만 핵심은 아니라는 의미다.


권 연구원은 “현 구간에서는 단순 가공보다 부산물 회수 능력이 높은 제련과 전력 인프라 노출도가 높은 전선 밸류체인을 우위에 둘 필요가 있다"며 “전선은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있고, 핵심은 원재료 가격 변화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아닌 고부가 제품 믹스와 프로젝트 가격결정력에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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