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소기업학회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국회 정책토론회 개최
수도권 중·소형 음식점, 플랫폼 의존도 높을수록 수익성 후퇴 ‘성장의 역설’
소상공인 단체교섭·평판 자산 이동권 보장해야…‘다부처 협력체계’ 제언도
▲16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중소기업학회 주최로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진단과 처방'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박주성 기자
국내 배달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의 단체 협상력을 제고하고 개별 배달 플랫폼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중소기업학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진단과 처방'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10여년간 약 41조원 규모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과정에서 누적된 국내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찰하고 즉시 검토 가능한 해법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토론회는 국내외 배달 플랫폼의 고율 수수료, 플랫폼 의존도 심화에 따른 입점업체의 영업이익률 감소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단이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경민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9개월간 수도권 음식점 1만3098곳의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하며 국내 배달 플랫폼 입점 업체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영업이익은 하락하는 '성장의 역설' 문제를 지적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이 기간 수도권 음식점을 소형·중형·대형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배달 플랫폼 의존도 확대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변화를 분석한 결과, 소형·중형 음식점은 의존도가 심화할수록 수익성은 악화한 반면, 대형 음식점은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대형 음식점은 물류와 마케팅의 효율화를 통해 수수료 압박을 흡수하고 거래량 자체를 무기로 수수료 단가 등에 있어 플랫폼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었다"며 “반면 소형·중형 음식점은 대형 음식점과 달리 물류·마케팅 효율화 등 완충장치가 부재해 협상력을 높일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 회장은 한 가지 플랫폼에 매출이 집중된 음식점일수록 이러한 성장의 역설 문제가 두드러졌다고도 설명했다. 별점이나 리뷰와 같은 이른바 '평판 자산'의 플랫폼 간 이동이 불가능해 이용 중인 플랫폼의 수수료가 인상되더라도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기 어렵고, 이로 인해 음식점의 개별 플랫폼 '락인(Lock-in)' 구조는 한층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을 상대로 거래조건 협상에 나서는 소상공인의 단체협상에게 공정거래법 적용 면책을 부여하되 가격 담합은 엄격히 금지하는 '투트랙 세이프하버'를 비롯해, 개별 소상공인이 평판 자산을 플랫폼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평판 자산 이동권' 정책을 즉시 검토 가능한 처방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 박 회장은 소상공인이 배달 플랫폼의 노출광고 순위 근거를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 투명성을 제고하고, 중개수수료·광고비·배달료·결제 수수료 등 음식점의 플랫폼 대상 지불 비용을 합산한 매출 대비 실질 부담률(통합 부담률)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면 도태되고, 종속되면 수익성이 줄어드는 딜레마는 개별 자영업자의 전략 실패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라며 “소상공인 보호는 교섭력을 보완하는 '단체 협상'과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플랫폼 이동성'이 함께 가야 실효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국내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이상윤 성공회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박 회장의 소상공인 협상력 제고 취지에 공감하며 '협동조합형 연대' 활성화와 배달플랫폼의 소상공인 수익성, 라이더 처우, 소비자 후생, 지역상권 기여를 종합 측정하는 '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배달 플랫폼 입점 업체의 규모와 매출-수익성 구조에 따른 차등 수수료 구조를 현실화하되, 상생 지표값이 높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적극 부과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 이혜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박 회장이 제시한 소상공인 단체협상 면책과 통합 부담률 정기 공시 방안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독립 소상공인 중심의 정책 정교화 필요성과 통합 부담률 공시의 투명성·실효성 확보를 위한 다부처 협력 체계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