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왜 힘을 못 쓰나”...1500원 환율 떠받치는 ‘복합 악재’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21 11:10

이달 평균 원·달러 환율 1521원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강달러·外人자금 이탈·중동 리스크’
원화 실질가치 17년 만에 최저
3분기까지 1500원대 가능성

달러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21.4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가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고환율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한 달 가까이 1500원선을 웃도는 가운데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며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21.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1626.7원) 이후 가장 높은 월평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고점이었던 2009년 3월의 월평균 환율(1453.3원)보다도 약 70원 높은 수치다.


환율은 이달 15일 1500원을 돌파한 이후 19일까지 23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부터 1998년 3월 중순까지 이어진 49거래일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환율이 급등했던 올해 3월에도 월평균 환율은 1492.5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최근 흐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의 실질 가치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5월 원화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4.75로 전월보다 0.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국과의 물가 및 환율을 반영해 산출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최근 1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

▲최근 1년간 원·달러 환율 추이.

외국인 자금 이탈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20조2123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에만 20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36.27%에서 지난 19일 기준 41.03%로 상승했다. 외국인이 주로 보유한 대형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분율 자체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외국인 매도세가 추가로 확대될 경우 환율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지목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18일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9일 장중 101.123까지 오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97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이후 꾸준히 반등해 최근에는 100선을 웃돌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환율은 최근 야간거래에서 1540원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과거 미국의 통화 긴축 전환기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던 점도 고환율 흐름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동 지역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변수다. 미국과 이란이 큰 틀에서 종전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후속 협상 무산 등이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때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될 경우 환율이 145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종전 가능성을 완전히 신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분간 환율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1500원대 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해외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도 지속되고 있어 고환율 흐름이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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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금융부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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